[와글·와글] 허경영 총재 사건이 던지는 사법 신뢰의 물음표

이정우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1 16: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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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3 원칙 벗어난 구속 만기 앞두고 檢, 추가 영장
-법원 추가 영장 발부 배경에 ‘증거인멸 우려’ … 檢, 6개월간 뭐했나?

[HBN뉴스 = 이정우 기자]  지난해 5월 17일, 이른바 ‘하늘궁’의 허경영 총재가 구속된 지 어느덧 8개월이 지났다. 형사사법 절차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돼 온 ‘6·3·3 원칙’, 즉 1심 6개월, 2심 3개월, 3심 3개월 내 재판을 마무리하자는 대원칙에 비춰보면 이미 상당 부분을 이탈한 인신 구속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사회적으로 한 정당의 명예총재, 종교 단체의 대표자인 허 명예총재에게 '도주우려'가 있다는 재판부의 어이없는 영장집행과 6개월이 지나고 또다시 연장된 구속기간 동안 아직 까지 1심 재판조차 종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미뤄보면 재판증거주의를 택하고 있는 재판부에 검찰은 허 총재에 대한 증거가 아직도 준비가 안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에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사진=허경영 명예총재

 

특히 논란이 되는 대목은 1차 구속 기간 만료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재구속이다. 2025년 12월 10일로 예정돼 있던 1차 구속 만기를 앞두고, 검찰은 하루 전날인 12월 9일 또 다른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는 사유를 들어 이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허 총재의 구속 기간은 다시 6개월 연장됐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구속 사유가 과연 충분한 법리적 설득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재판 지연의 원인이 피고인 측의 방어권 남용이나 고의적 지연이 아니라, 검찰이 제시한 범죄사실의 입증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데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이 재구속 영장에서 문제 삼은 사안은 2021년 2월, 허 총재가 피해자에게 “길흉화복을 주관한다”고 말하며 100만 원을 받았다는 사기 혐의다. 여기에 종교 활동과 관련해 문제 삼은 이른바 ‘범죄수익’ 규모는 389억 원으로 특정됐다. 결과적으로 재판부가 심리 중인 범죄 혐의의 핵심은 389억 원과 100만 원이라는 상징적 대비 위에 놓여 있다.

 

 반면 허 총재를 오래 지켜본 이들이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또 다른 숫자가 있다. 하루 평균 400~500명, 연간 약 15만 명에 이르는 독거노인과 취약계층에게 4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무료 급식이다. 월평균 약 1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되는 이 활동은 허 총재 개인의 상징적 행보를 넘어, 하늘궁이라는 공동체가 유지돼 온 실질적 기반이기도 하다.

 

도시락을 받아든 노인들 사이에서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그저 사람이 사람을 돌보는 일”이라는 말이 자주 오간다. 고통을 겪어본 이가 타인의 아픔을 헤아린다는 ‘작애분통(灼艾分痛)’의 의미를 허 총재의 삶에서 본다는 증언도 적지 않다.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쉼 없이 이어진 나눔을 두고, 과연 순수한 신념과 헌신 없이 가능한 일이겠느냐는 반문이다.

 

최근 정치권과 종교계를 둘러싼 사법 책임 논란 속에서, 일부 종교 단체 구성원들이 지도자와 등을 돌리고 폭로와 내부 갈등으로 치닫는 모습과는 또 다른 풍경도 대비된다. 허 총재의 장기 부재에도 불구하고 하늘궁은 눈에 띄는 동요 없이 무료급식과 내부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도자가 없을 때 조직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상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모습이 외부의 시선을 끈다.

 

허경영 총재의 장기 부재 속에서도 하늘궁 소속 신앙인들의 일상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한 소속원은 “총재가 계시든 계시지 않든 우리가 지켜야 할 자리는 같다고 믿는다. 믿음은 사람보다 원칙에 남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속원 역시 “의심과 동요보다 신뢰와 인내가 신앙인의 도리라 생각한다. 지금은 흔들릴 때가 아니라 서로를 붙잡아 줄 때”라고 전했다.

 

 종교계 원로들의 시선도 주목된다. 한 원로는 “지도자 부재를 틈타 분열로 치닫는 종교 단체가 적지 않은 현실에서, 하늘궁의 단결은 종교 공동체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원로는 “사법 절차는 엄정해야 하지만, 신앙 공동체의 헌신까지 재단해서는 안 된다”며 “사법부가 더욱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원로는 “긴 시간 침묵으로 버티는 신도들의 모습 자체가 허 총재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법 절차는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하고, 종교인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다만 무분별한 인신 구속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며, 그 필요성과 상당성은 엄격하게 입증돼야 한다. 증거인멸의 구체적 위험이 무엇인지, 재판이 장기간 지연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이어지는 구속 연장은 사법 신뢰 자체를 흔들 수 있다.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서도 하루 한 끼를 기다리는 이들은 오늘도 도시락을 받아 든다. 총재의 부재 속에서도 이어지는 이 장면은, 지금의 법원과 검찰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인신 구속의 엄중함과 재판 지연의 책임, 그리고 법이 지켜야 할 최종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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