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방치된 소화전 밸브, 화재 현장서 먹통… '원터치 기술'로 돌파

이수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2 13: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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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 당기면 자동으로 열리는 원터치 기술, 어린아이·노약자도 1인 초동 진화 가능
소방청 신기술·국무총리상 검증 완료… "관행적 소방 설계 깨고 선제 도입해야“

[HBN뉴스 = 이수준 기자]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 성패를 가르는 옥내소화전이 정작 위급 상황에서 '먹통'이 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장기간 이어져 온 구형 수동식 소방 설비의 관리 한계와 인구 구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낡은 설계 관행이 안전 공백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방 부품의 고질병인 고착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고, 화재 진압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신기술이 나왔다. 소방기구 전문기업 새로봄엔지니어링이 개발한 원터치 옥내소화전 방수구 ‘바로액션밸브(BARO ACTION VALVE)’그 그러하다는 것.

‘원터치 기계식’으로 패러다임 전환 ‘3중 안전 작동 방식’ 바로액션밸브(BARO ACTION VALVE) [사진=HBN뉴스]

◆  위급할 때 꿈쩍 않는 소화전 밸브 ‘고착 현상’

현재 아파트, 빌딩, 학교 등 우리 주변의 모든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구형 옥내소화전은 황동이나 주철 재질로 만들어진 밸브 핸들롷 오랜 시간 고인 물과 반응하면서 내부가 녹슬거나 석회 찌꺼기가 껴 단단히 굳어버리는 ‘고착 현상’이 생긴다고 업계는 전한다. 

실제 화재 현장이나 소방 일제 점검 시 성인 남성이 온 힘을 다해 돌려도 핸들이 꿈쩍도 하지 않아 소화전을 눈앞에 두고도 쓰지 못하는 참극이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는 지적이다. 평소 주기적으로 밸브를 돌려주며 관리하지 않으면, 정작 위급 상황 시 ‘화재 진압 불능’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설령 밸브가 정상이라 하더라도, 기존 소화전은 한 사람은 호스를 잡고 뛰고 다른 한 사람은 소화전 옆에서 뻑뻑한 밸브를 돌려야 하는 '2인 1조' 구조다. 이는 고령자나 1인 가구가 상주하는 현대 사회의 인적 구조와 전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바로액션밸브(BARO ACTION VALVE)의 구동 방식. [사진=새로봄엔지니어링]

 

◆ 호스만 당기면 밸브가 툭... ‘원터치 기계식’으로 패러다임 전환


새로봄엔지니어링에 따르면 바로액션밸브는 뻑뻑한 핸들을 회전시키는 방식 대신, 사용자가 소방호스를 잡고 화재 지점으로 뛰어가 호스가 팽팽해지면 그 장력(힘)을 밸브가 스스로 감지해 소화수를 즉시 분출하는 ‘원터치 기계식 개방 구조’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지레의 원리를 응용한 특수 메커니즘 덕분에 악력이 약한 어린아이나 고령의 노약자, 여성 등 소방 비전문가라 할지라도 혼자서 지체 없이 즉각적인 소화 활동을 할 수 있다.

 

만약의 원격 오작동을 대비해 기존 방식처럼 핸들을 돌리거나 비상 레버를 당겨 수동으로도 개방할 수 있는 ‘3중 안전 작동 방식’을 구현했다. 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소방청 신기술인정(제2023-2호)과 소방산업대상 최고 영예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안전성을 공인받았다고 새로봄엔지니어링은 강조했다.

 

3중 안전 작동 방식’ 바로액션밸브(BARO ACTION VALVE) [사진=새로봄엔지니어링]

 

◆ 배관 공사 없이 단품 교체 가능, 시공 편의성


새로봄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이 제품은 시공 편의성이 강화됐다. 기존 건물의 복잡한 소방 배관을 전체적으로 뜯어내거나 벽면을 부술 필요 없이, 소화전 내부의 방수구 밸브 부품만 단품으로 간단히 맞교체하면 즉시 적용할 수 있다. 

소방 전문가들은 “유사시 먹통이 될 수 있는 낡은 소화전을 방치하는 것은 전형적인 소방 행정의 타성이자 안전 불감증”이라며 “조달청 우수제품 등록 및 정부·지자체 차원의 다중이용시설 소방 시설 표준 규격 지정을 통해 공공건축물부터 혁신 제품을 도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 ‘사용자 중심 안전설계’, 소방 안전의 새로운 기준

업계에 따르면 그간 소방 산업은 감지 성능, 압력, 내구성 등 장비의 물리적 성능 향상에서 최근 실제 사용 환경과 이용자 행동을 고려한 ‘사용자 중심 안전설계’ 개념이 부각되고 있다. 바로액션밸브 역시 "좋은 소방설비란 단순히 설치되어 있는 장비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누구나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여야 한다"는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는 게 새로봄엔지니어링 입장이다. 

다만 업계는 충분한 현장 검증도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 화재 환경에서의 작동 안정성, 반복 점검 시 내구성 확보, 기존 유지관리 체계 및 소방 법·제도와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과정이 장기적인 과제라고 업계는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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