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법인 운영·본사 관여 여부는 미지수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 노동조합이 임금교섭 결렬 이후 쟁의권을 확보했다. 네이버 계열사 노조가 본사와의 통합교섭을 추진하는 가운데, 네이버가 네이버제트의 임금과 고용 조건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가 본사 교섭 참여 여부를 가를 쟁점으로 떠올랐다.
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제트 노조는 최근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8%의 찬성률로 쟁의안을 가결했다. 지난달 24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찬반투표까지 통과하면서 파업 등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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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성남 사옥 [사진=연합뉴스] |
쟁의권 확보가 곧바로 파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노조는 조합원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쟁의 방식과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노사는 올해 임금 인상률을 두고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경영 상황 악화를 이유로 연봉 동결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네이버 본사와 같은 수준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네이버 본사 노사는 올해 임금을 5.3% 인상하는 안에 잠정 합의했다.
전국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네이버와 계열사가 각각 진행해온 임금·단체협약과 복지, 근무제도 등을 하나의 교섭 테이블에서 다루는 통합교섭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제트와 네이버웹툰, 스노우 등 주요 계열사가 대상에 포함됐다. 네이버와 계열사들은 각 법인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법인별 개별 교섭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 해당 범위에서 사용자로 인정하도록 했다. 네이버가 네이버제트의 임금 인상률이나 인건비, 채용과 인력 운영에 실제로 관여했는지가 본사의 교섭 의무를 판단할 기준이 될 수 있다.
네이버제트는 2020년 스노우의 제페토 앱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된 별도 법인이다. 2025년 말 기준 스노우가 지분 46.8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Z Intermediate Global Corporation은 18.78%, 라인플러스는 1.82%를 보유하고 있다.
감사보고서에는 2024년 보통주 거래에 따른 지분율 변동으로 네이버와 스노우가 네이버제트의 ‘지배기업’에서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으로 구분 변경됐다고 기재돼 있다. 네이버제트는 2025년 말 기준 네이버로부터 1000억원을 장기차입한 상태다. 양사 사이에는 비용과 채권·채무 등 특수관계자 거래도 존재한다.
네이버제트가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는 만큼 네이버 본사가 임금과 고용 문제에 직접 개입할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도 지분과 자금 관계만으로 네이버가 네이버제트의 임금 결정을 직접 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 나온다.
임금 갈등은 네이버제트의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네이버제트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6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4.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94억원으로 18.6% 줄었지만 적자가 계속됐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15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기록했다. 총부채 3825억원 가운데 약 2203억원은 전환상환우선주가 회계상 금융부채로 반영된 금액이다
국내 메타버스 시장에서는 서비스 종료와 사업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월 ‘이프랜드’ 운영을 종료했고, 컴투스는 ‘컴투버스’ 운영을 중단했다. SOOP도 올해 ‘프리블록스’ 서비스를 종료했다. 네이버제트는 제페토의 아바타 소셜 기능과 지식재산권 협업을 이어가면서 AI 스트리머와 버추얼 콘텐츠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노조의 실제 쟁의행위 돌입 여부는 추가 협상과 조합원 의견 수렴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네이버 본사가 통합교섭 요구에 응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본사의 교섭 참여 여부는 지분율이나 계열관계 자체보다 네이버제트의 임금과 고용 조건에 대한 실질적인 관여 정도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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