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말과 행동의 실천하는 불자
24절기 가운데 열다섯 번째 절기인 백로(白露)가 지나고 있습니다. 밤사이 맺힌 이슬이 풀잎 위에 영롱하게 빛나고, 하늘은 한층 높아졌습니다. 쾌청한 날씨 속에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 깊어지며, 들녘은 수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 이제 우리의 마음도 결실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계절이 이처럼 맑아지는 것과 달리, 우리가 살아가는 세간의 마음은 여전히 어지럽
![]() |
|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마음의 중요성을 거듭 일깨우셨습니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출발점도 자신의 마음을 바르게 하는 데 있습니다. 내가 먼저 진실하면 상대의 진실을 기다릴 수 있고, 내가 먼저 마음을 낮추면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가 생깁니다.
소통이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귀 기울여 듣는 것이며, 공감이란 무조건 상대의 생각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왜 그런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를 헤아리는 것입니다.
'금강경'의 가르침인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을 되새겨 봅시다. 어느 한 생각과 아집에 머물지 말고 마음을 내라는 가르침입니다. 내 생각만 옳다고 집착하는 순간, 우리는 진실을 바라볼 눈을 잃게 됩니다. 마음을 비울 때 비로소 다른 사람의 말이 들리고, 나와 다른 생각 속에서도 배울 지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불자의 품위는 어려운 말을 많이 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남을 이기면서 드러나는 것도 아닙니다.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상대를 존중하고, 약속 하나를 지키더라도 진실을 다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수행이며 불자의 품위입니다.
백로의 이슬은 작지만 맑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러해야 합니다. 세상이 혼탁할수록 더욱 맑은 마음을 지키고, 진실이 가벼이 여겨질수록 더욱 정직하게 살아야 합니다. 믿음이 흔들릴수록 내가 먼저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정진 또한 나 혼자 깨달음을 얻기 위한 걸음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가족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으며, 사회의 아픔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 바로 행동하는 불자의 길입니다. 작은 자비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삶을 다시 일으키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수확의 계절이 시작됩니다. 농부가 봄부터 흘린 땀을 가을에 거두듯이, 우리도 매일의 마음과 말과 행동을 정성껏 가꾸어야 합니다. 진실을 심으면 신뢰를 거두고, 자비를 심으면 화합을 거두며, 지혜를 심으면 평온을 거둘 것입니다.
백로의 맑은 이슬처럼 마음을 맑게 하고, 가을 하늘처럼 생각을 넓히십시오. 낮은 자세로 사람을 대하고, 진실한 소통으로 마음을 잇고, 따뜻한 공감으로 세상의 아픔을 품으십시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데서 그치지 말고 삶으로 새기십시오. 오늘의 말 한마디가 진실하고, 오늘의 행동 하나가 자비로우며, 오늘의 마음이 맑다면 그곳에 이미 부처님의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하루하루 품위를 잃지 않는 불자가 되고, 세간에 작은 울림이라도 남기는 불자가 되며, 말보다 행동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참된 불자가 되기를 발원합니다.
[저작권자ⓒ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