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물·나비·배에 기억과 자유, 그리움 투영…‘Abstract Landscape’ 선보여
-국내 19개 갤러리 참여…시그니엘 서울에서 동시대 미술 한자리
[HBN뉴스 = 이정우 기자] 별은 밤하늘에 있지만 안정윤(Sophie An) 작가의 화면에서는 기억과 그리움 사이에 떠 있다. 수많은 점으로 만들어진 별과 달, 물과 나비가 현실의 풍경을 벗어나 꿈과 기억이 뒤섞인 또 다른 세계를 만든다.
안정윤 작가가 리서울갤러리의 초청으로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서울에서 열리는 ‘더 셀렉트 아트페어(The Select ART FAIR) 2026’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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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안정윤은 자신의 회화를 ‘Abstract Landscape(추상적 풍경)’라고 부른다. |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더 셀렉트 아트페어’는 엄선된 갤러리와 동시대 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행사다. 올해는 국내 주요 19개 갤러리가 참여해 시그니엘 서울 곳곳에서 서로 다른 조형언어를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리서울갤러리는 이번 행사에서 안정윤을 비롯해 최영욱, 김영미, 박엘, 기윤, 김자혜, 모용수, 유성숙, 김판기, 홍세연, 조원득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그 가운데 안정윤의 작품을 관통하는 이미지는 ‘별’이다. 작가에게 별은 단순히 밤하늘을 구성하는 풍경의 일부가 아니다. 눈앞에 보이는 현실을 넘어 무한한 공간과 가능성을 생각하게 하는 통로이면서 시간과 공간을 넘어 남아 있는 생명과 기억을 향한 기도의 의미를 갖는다.
화면에 반복해서 찍히는 수많은 점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하나의 점이 모여 별이 되고, 별들이 다시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작가는 그 과정에 생명과 평화를 향한 마음을 담는다.
안정윤은 자신의 회화를 ‘Abstract Landscape(추상적 풍경)’라고 부른다.
그의 풍경에는 하나의 시간과 장소만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곳에서 경험했던 풍경과 과거의 기억, 현재의 감정, 꿈과 현실이 한 화면에 겹쳐진다. 실제 존재하는 특정 장소를 그대로 옮기기보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여러 시공간을 다시 조합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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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안정윤은 자신의 회화를 ‘Abstract Landscape(추상적 풍경)’라고 부른다. |
작업 과정에서도 처음부터 완성된 장면을 정해 놓기보다 즉흥성과 우연을 받아들인다. 오토마티즘적인 작업 과정에서 나타나는 흔적과 무의식의 이미지를 다시 발견하고 이를 기억과 감정을 불러내는 회화적 언어로 발전시킨다.
화면에 등장하는 이미지에도 각각의 의미가 있다. 물은 생명을, 동물은 상처 받은 존재를, 배는 자유를 상징한다. 나비에는 사랑과 그리움의 감정이 투영된다.
특히 ‘Make a Wish’ 연작에서는 별과 보름달, 종교적 건축물이 함께 등장한다. 현실의 한계를 넘어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인간의 마음과 믿음을 화면 안에 담아낸 작품들이다.
그래서 안 작가의 그림에서 중요한 것은 풍경 자체를 얼마나 사실적으로 묘사했느냐가 아니다. 하나의 화면을 마주한 관람객에게 어떤 기억과 감정이 다시 떠오르는 지가 작품을 이해하는 또 다른 열쇠가 된다.
작가는 시간이 흐르며 희미해진 기억과 존재들이 다시 의식에 닿기를 바라며 별을 그린다. 그렇게 하나씩 찍힌 별들이 쌓이고 서로 다른 시간의 기억과 감정이 겹치면서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꿈과 기억의 풍경’이 완성된다.
이번 ‘더 셀렉트 아트페어 2026’에서도 안정윤은 별이라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미지에서 출발해 무한과 기억, 꿈과 그리움이 교차하는 자신의 회화 세계를 선보인다.
한편, 예술 작품은 작가가 부여한 의미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별을 바라보더라도 누군가는 떠나간 사람을 기억하고, 누군가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을 떠올리며, 또 다른 누군가는 단순히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안정윤의 작품이 별과 달, 물과 나비처럼 익숙한 이미지를 반복해서 불러오는 이유도 그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작가의 기억에서 시작된 풍경이 관람객 자신의 기억과 만나는 순간, 화면 속 별은 더 이상 작가 한 사람의 별이 아니라 각자가 간직해 온 시간의 풍경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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