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연 44억 이자 절감·반대매매 위험 관리”
증권가 시각...최대주주 주담대와 “경제적 연결”
[HBN뉴스=박하웅 기자] 최근 증권가에 코스닥 상장사인 성호전자가 회자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ADST 인수 과정에서 조달한 1548억원 규모의 M&A 관련 자금과 이후 최대주주 서룡전자 차입금 695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가 맞물리면서 자금조달 구조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성호전자의 입장은 간단명료하다. 이번 거래가 최대주주의 재무부담을 상장사에 이전한 것이 아니라 기존 특수관계자 차입을 보다 유리한 조건의 외부 자본시장 자금으로 차환하는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성호전자는 HBN뉴스의 질의에 기존 차입금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반대매매와 경영권 리스크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성호전자 스스로 M&A 관련 자금과 최대주주의 외부조달이 경제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밝힌 만큼 각각의 거래가 어떤 과정을 거쳐 하나의 자금조달 구조로 이어졌는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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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호전자 현판. [사진=HBN뉴스] |
◆ 쟁점 1...1548억원은 어디서 시작됐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다트)에 따르면 성호전자는 지난 4월 14일 종속회사 어매이징홀딩스에 1548억원을 대여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 자금은 ADST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외부 인수금융을 상환하는 데 사용됐다.
공시상 직접적인 거래는 성호전자와 어매이징홀딩스 사이의 대여다. 다만 성호전자는 이번 질의회신에서 해당 자금이 서룡전자의 외부조달과 연계해 성호전자에 공급된 M&A 관련 자금이라고 밝혔다.
회사 확인 기준 서룡전자는 외부에서 명목금리와 수수료 등을 포함해 약 7% 수준의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그리고 이를 성호전자에 연 4.6%로 공급했다. 성호전자는 이를 두고 최대주주가 자신의 조달비용보다 낮은 금리로 성호전자에 자금을 공급하면서 그 차이를 부담해 온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후 성호전자는 해당 1548억원을 어매이징홀딩스에 대여해 ADST 인수금융을 상환했다. 회사는 이에 대해 ADST 관련 외부 투자자가 보유한 어매이징홀딩스 종류주식 취득대금 약 657억9589만원은 제14회 BW 처분대금과 상계한 별도 거래라고 설명했다. 즉 1548억원 대여와 657억9589만원 규모의 종류주식 거래는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첫 번째 확인 지점은 1548억원 자체의 적정성을 단정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서룡전자의 외부조달→성호전자 차입→어매이징홀딩스 대여→ADST 인수금융 상환으로 이어진 실제 자금 이동이 계약과 계좌상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쟁점 2...왜 2028년 만기 695억원을 지금 갚았나
두 번째 쟁점은 제20회 CB다. 성호전자는 당초 제20회 CB 1000억원을 발행하면서 이 가운데 900억원을 기존 서룡전자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기로 했으나, 최종적으로는 895억원을 발행하고 이 가운데 695억원을 서룡전자 장기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200억원은 웅진프리드라이프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해당 서룡전자 차입금은 성호전자가 2026년 4월 14일 서룡전자로부터 차입한 장기차입금의 잔액으로 금리는 연 4.6%, 기존 만기는 2028년 4월 14일이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성호전자가 만기보다 약 1년8개월 앞서 이 차입금을 상환하기로 했다는 사실이다. 성호전자의 설명은 ‘금융비용 절감’이다. 기존 695억원 차입금에는 연 4.6%의 현금이자가 발생하는 반면 제20회 CB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여기에 상환 대상인 웅진프리드라이프 단기차입금 200억원의 금리 6.0%를 적용하면 회사가 제시하는 전체 차환의 연간 현금이자 절감 효과는 약 43억9700만원, 약 44억원 수준이다.
물론 여기까지는 명확한 재무적 효과가 있다. 하지만 상환 시점에는 또 다른 변수가 겹친다. 서룡전자는 성호전자 보유지분을 담보로 약 3000억원을 조달했고, 2026년 7월 말까지 1350억원을 상환해 잔액을 1650억원으로 낮췄다.
성호전자는 두 거래의 관계를 부인하지 않았다. 회사는 “경제적 흐름상 두 거래는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회사는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원금을 축소해 성호전자 주식의 반대매매와 담보권 실행에 따른 경영권 리스크를 낮추는 것도 이번 거래에서 고려했다고 밝혔다.
사정당국 한 관계자는 “핵심 질문은 ‘성호전자가 최대주자의 빚을 대신 갚았느냐’가 아니고 왜 2028년까지 만기가 남아 있던 차입금을 2026년 8월 조기상환했냐”라며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위험과 경영권 안정이 어느 정도 의사결정에 반영됐느냐가 확인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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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호전자 기업부설연구소. [사진=HBN뉴스] |
◆ 쟁점 3...‘40% 콜옵션까지’ 이사회는 무엇을 판단했나
세 번째 쟁점은 제20회 CB에 붙은 최대 40% 콜옵션이다. 성호전자에 따르면 서룡전자와 박성재 부회장 측은 계약상 제20회 CB 발행액의 최대 40%를 직접 또는 지정한 제3자를 통해 다시 취득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이를 최대주주 측에 주식이나 경제적 이익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조건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콜옵션 행사 때는 CB 원금에 발행일부터 매매대금 지급일까지 연복리 0.1%를 적용한 실제 매매대금을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콜옵션은 CB의 최대 전환 가능 주식 수를 추가로 늘리는 조건도 아니며 이미 발행된 CB 가운데 일부를 최대주주 측이 실제 자금을 지급해 다시 취득할 수 있도록 한 장치라고 부연했다. 최초 1000억원 발행결정 당시 공시 기준 최대 물량은 400억원, 최초 전환가액 기준 전환가능주식은 209만2706주, 공시상 지분율은 2.66%다.
회사 논리는 일관된다. 0% 조건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하면서 특수관계자 차입 의존도를 낮추고 동시에 외부 투자자가 보유하는 잠재지분과 최대주주의 담보주식에 따른 경영권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콜옵션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는 의문은 콜옵션 자체의 적법성이나 특혜 여부가 아니다. 누가 이 조건을 제안했으며, 왜 최대 40%라는 비율이 정해졌는지, 당시 이사회가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상황과 경영권 안정 효과를 어떻게 평가했는지가 핵심이다.
현재 성호전자는 이번 거래를 최대주주의 재무부담을 성호전자에 이전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던 특수관계자 차입을 외부 금융기관 및 자본시장 자금으로 차환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기존 구조에서는 서룡전자가 약 7% 수준의 비용으로 조달한 자금을 성호전자에 4.6%로 공급했고 이번에는 이를 0% CB로 전환해 금융비용과 특수관계자 차입 의존도를 낮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회사가 제시한 금융비용 절감 효과는 연간 약 44억원으로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는 이번 거래가 단순히 ‘최대주주 지원’으로 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것은 동시에 회사는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원금을 줄이고 반대매매 및 경영권 리스크를 낮추는 효과까지 고려했다고 밝힌 부분이다.
성호전자에 금융비용 절감이라는 경제적 효과가 있었다는 점과 별개로, 같은 거래가 최대주주의 담보주식 리스크까지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면 이사회가 두 효과를 어떻게 함께 평가했는지, 이것이 이번 거래를 둘러싼 가장 중요한 확인 지점인 셈이다.
사정당국 한 관계자는 “성호전자의 이번 사안 핵심은 1548억원 M&A 자금에서 시작된 자금관계가 695억원 특수관계자 차입금 차환, 최대주주 주식담보대출 상환, 895억원 CB 발행, 40% 콜옵션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각 거래가 독립적으로 결정됐는지, 하나의 재무전략으로 설계됐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2028년까지 만기가 남은 695억원을 왜 지금 조기상환했는지, 최대주주 주담대 리스크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떻게 검토됐는지, 콜옵션 40%의 설계 근거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이사회 자료와 실제 자금 집행 내역이 향후 확인해야 할 핵심 자료”라고 지목했다.
다음호에는 <성호전자, 895억 CB의 숨은 조건...최대주주 측에 40% 콜옵션>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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