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가 흔들리는 시대, 평화를 향한 발원은 왜 더욱 절실한가
[HBN뉴스 = 이정우 기자] 호국보훈의 달 6월도 어느덧 깊어가고 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이어져 온 묘심 종정의 「한반도 평화 위령탑 발원 천일기도」를 따라가며 우리는 전쟁과 분단, 희생과 화해, 기억과 평화에 대한 깊은 물음을 함께 마주해 왔다.
처음에는 전쟁으로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한 기도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 천일기도는 단순한 위령의 의미를 넘어 우리 시대 전체를 향한 물음으로 확장되고 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미래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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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루어냈지만, 한편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갈등과 분열을 경험하고 있다. 정치적 대립은 날로 격화되고, 세대와 계층의 간극은 커지고 있으며, 옳고 그름의 기준마저 흔들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의를 외치는 목소리는 많지만 정의로운 행동은 드물고, 공정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관대한 모습 또한 적지 않다.
묘심 종정은 이러한 시대를 두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는다.
종정 스님은 평소 법문에서 이렇게 강조해 왔다. “세상이 어지러운 것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어지러워진 것이 먼저입니다. 마음의 등불이 꺼지면 세상도 함께 어두워집니다.” 이 말씀은 오늘의 시대를 향한 가장 본질적인 성찰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세상의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린다. 정치가 문제라고 말하고, 제도가 문제라고 말하며, 시대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은 언제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고 한다.
'법구경'은 말한다.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천 번의 전쟁에서 이기는 사람보다 더 위대하다." 묘심 종정이 추진하는 천일기도의 의미 또한 여기에 있다.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진정한 평화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시작된다.
증오를 내려놓고, 욕심을 줄이며,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모일 때 비로소 사회는 건강해지고 공동체는 지속될 수 있다. 그래서 천일기도는 죽은 이를 위한 기도인 동시에 살아 있는 우리 자신을 위한 수행이기도 한 것이다.
전쟁으로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하는 일은 단순한 추모가 아니다.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 과정이다. 호국영령들은 자신의 안위보다 공동체를 먼저 생각했다. 자신의 삶보다 나라의 미래를 먼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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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묘심 종정 |
그 숭고한 희생 위에 오늘의 자유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그 희생 앞에서 얼마나 책임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얼마나 정직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얼마나 이웃을 배려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묘심 종정은 위령탑 건립을 단순한 건축 사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위령탑은 돌과 콘크리트로 세워지는 구조물이 아니다.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참회, 감사와 염원이 함께 담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종정 스님은 천일기도를 시작하며 불자들뿐 아니라 종교를 초월한 모든 국민들의 참여를 호소해 왔다. 평화는 특정 종교의 가치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을 기억하는 일 역시 특정 세대만의 책임이 아니다. 그들의 희생 위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도리이자 의무이다. 특히 오늘처럼 정의가 흔들리고 양심이 시험받는 시대일수록 더욱 그렇다. '유마경'은 말한다. "마음이 청정하면 국토 또한 청정하다." 나라를 바로 세우는 힘은 거창한 구호에서 나오지 않는다. 한 사람의 양심에서 시작된다. 한 사람의 바른 행동에서 시작된다. 한 사람의 자비로운 실천에서 시작된다.
묘심 종정의 천일기도는 결국 우리 모두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가. 당신은 어떤 세상을 후손들에게 남기고 싶은가. 당신은 이 시대의 아픔을 외면한 채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함께 짊어질 것인가.
전쟁은 총성이 멈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상처가 치유되고 원한이 해소되며 기억이 평화로 승화될 때 비로소 끝난다. 그래서 천일기도는 과거를 향한 기도가 아니다.
다가올 미래를 향한 기도이다. 분열보다 화합을, 증오보다 자비를, 갈등보다 공존을 선택하겠다는 시대적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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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묘심 종정 세계경제TV 방송 출연 영상 [출처/세계경제TV] |
어느덧 천일기도는 많은 이들의 관심과 동참 속에 그 뜻을 넓혀가고 있다. 한 사람의 발원이 만 사람의 염원이 되고, 만 사람의 염원이 시대의 서원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는 단순한 위령탑 하나가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 통합, 그리고 미래 세대를 향한 희망의 이정표가 서게 될 것이다.
묘심 종정은 말한다. “천년의 아픔을 씻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첫 기도를 시작해야 하고, 누군가는 끝까지 등을 밝혀야 합니다.” 그 기도가 이어지는 한, 평화의 길도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등불이 꺼지지 않는 한, 이 시대 역시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이다.
6월의 푸른 하늘 아래 잠들어 있는 모든 호국영령들과 전쟁 희생자들의 넋을 다시 한 번 기리며, 묘심 종정이 품은 천일의 발원이 원만히 성취되어 한반도 평화 위령탑이 화해와 자비, 기억과 희망의 상징으로 우뚝 서기를 발원하며, 그것이야말로 천년의 상처를 넘어 새로운 천년의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기도로 기억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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