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분명하지만"...글로벌 3사 장벽 형성
[HBN뉴스 = 박정수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AI발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전력 확보 경쟁으로 옮겨가면서 회사가 강점을 갖춘 가스터빈·원전·SMR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강자들이 쌓아온 시장 장벽을 납기와 생산체계로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서비스 확대를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시설인 만큼 전력 확보 능력이 AI 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원전과 가스복합발전, 전력망 등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같은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에서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회사는 대형 가스터빈과 원전 주기기, SMR 핵심 기자재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어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발전설비 수요 증가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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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에너빌리티의 380MW급 가스터빈 제품. [사진=두산에너빌리티] |
가스터빈 사업은 단기 수주 성과가 뚜렷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1분기 국내 3기와 북미 데이터센터향 7기를 포함해 총 10기의 가스터빈을 수주했다. 북미 지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발전설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창원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소재, 단조, 가공, 조립 등 주요 공정을 연계한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원전 주기기와 대형 발전설비 제작에서 납기와 품질 관리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글로벌 경쟁사와의 차별화 요소로 평가된다.
가스터빈 사업의 강점은 일회성 납품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공급 이후 부품 교체와 정비, 성능 개선 등 장기유지보수서비스(LTSA) 수요가 이어진다. 수주 확대가 향후 안정적인 서비스 매출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경남 창원 공장 부지에 8068억원을 투자해 SMR 전용 공장 신축과 기존 공장 최적화, 혁신 제조 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간접 연결고리도 강화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와 SMR 16대에 들어갈 핵심소재 예약계약을 체결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경쟁이 SMR 공급망 확대로 이어질 경우 두산에너빌리티의 기자재 사업도 수혜를 받을 수 있다.
대형 원전 분야에서는 체코 원전 수출 성과가 실적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이 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에 참여해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 핵심 주기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계약 규모는 총 5조6000억원대다.
중동 지역 발전사업 확대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8400억원 규모의 열병합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오만 두큼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공사 계약도 체결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추가 수주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 회복세도 나타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발전설비 사업 수익성 개선과 수주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대형 발전 프로젝트는 인허가와 금융조달, 공사 일정에 따라 실적 반영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SMR 역시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실제 수익 기여까지는 단계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선도 업체가 장악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도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글로벌 대형 가스터빈 시장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아 미국 GE, 독일 지멘스, 일본 미쓰비시 등 3개 기업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다.
글로벌 발전설비 시장조사기관인 맥코이(McCoy)의 자료에 따르면, 2021~2023년 글로벌 H급 가스터빈 시장에서 이들 3사의 점유율 합계는 98%에 달한다.
다만 전력 수요 급증으로 선도 업체들의 수주 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점은 기회 요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소재 생산부터 기기 제작, 조립, 출하에 이르는 전 공정을 한 공장에서 일괄 수행할 수 있는 ‘원스톱(One-Stop) 생산 체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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