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리스크·노무비 증가에 중장기 투자 여력 우려
[HBN뉴스 = 박정수 기자]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장기 투자 여력을 둘러싼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미국의 반도체 자국 우선주의와 외교 비용 부담, 성과급 지출 확대가 동시에 맞물릴 경우 투자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텔의 미국 내 반도체 설계·생산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인텔 주가가 급등했고, 엔비디아와 AMD, 퀄컴, 브로드컴 등 주요 반도체 종목도 동반 상승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국내 기업에 반드시 우호적으로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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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텔 지원 발언 이후 반도체 공급망 재편 논의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인텔 로고가 부착된 반도체 칩.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미국 정부가 인텔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은 미국 내 투자 확대와 현지 생산 압박을 동시에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반도체 정책은 단순한 산업 지원을 넘어 안보와 공급망 전략의 성격을 띠고 있다. 자국 내 생산 능력 확보를 우선하는 흐름이 강해질수록 해외 기업은 보조금, 투자 조건, 생산 거점 재배치 등 복합적인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
미국에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진 ‘1대1 반도체 생산 규칙’도 변수다. 이 방안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 물량에 상응하는 규모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구상이다. 현실화될 경우 해외 반도체 기업의 현지 투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아직 확정된 정책은 아니지만, 미국의 반도체 자립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에는 중장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경쟁사들의 대규모 투자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파운드리 1위 TSMC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520억~560억 달러 수준으로 제시했고, 마이크론도 2026회계연도 설비투자를 25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단 공정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을 둘러싼 글로벌 투자 경쟁이 조 단위 총력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노무 비용 증가도 부담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특별 성과급 제도를 도입했고,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기에는 성과 공유가 인재 확보와 조직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대규모 투자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수익 일부가 인건비성 지출로 빠르게 배분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선단 공정, HBM, 첨단 패키징, 차세대 메모리 등에서 막대한 선행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며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호황기 수익을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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