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장기투자 확대, 수익성 둔화 등 우려 병존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방산기업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인 4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사시켰다. 이번 증자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지분 희석과 주가 부담 등 단기적 리스크가 병존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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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1조3000억원, 기존 주주 배정 방식으로 2조9000억원이 각각 조달됐다. 2분기에는 1조3000억원이 반영됐고, 2조9000억은 3분기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2분기 폴란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상방산 부문에서 매출 1조7732억원, 영업이익 554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 매출은 전년 대비 42.8% 급증한 1조830억원에 달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K9 자주포와 천무의 폴란드 수출 확대가 주효했고, 향후 폴란드 현지 생산체계가 가동되면 추가 수출 증가도 예상된다.
이 밖에 중동·동남아를 겨냥한 장거리 및 대함 탄도미사일 개발, 루마니아·사우디아라비아 대상 장갑차 수출 가능성 등 해외 수요처 다변화도 청사진에 포함된다.
그러나 이번 유상증자가 전적으로 ‘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과 주가 부담이라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실제 주주배정 유증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되며, 일부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관측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방산업계 전반의 ‘공급자 시장’ 전환 흐름 속에서, 과도한 확장 전략이 향후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특히 유럽·중동 지역은 지정학 리스크와 정치적 변수에 민감한 만큼, 지나친 설비 투자나 현지화 전략이 자칫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반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미래 성장의 터를 다진 결정적 계기’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수주잔고 31조 7000억원, 약 4년치 물량을 확보한 상황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향후 글로벌 메이저 방산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기업의 ‘체급’을 끌어올리는 투자 성격이 강하다”며 “지분 희석 등의 단기 부담보다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 수요 급증 속에서 장기적 성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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