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탄약전쟁 시대 핵심 '텅스텐', 국내 비축분 5개월만 남아 어쩌다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3 13: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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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급 멈추자 비상, 텅스텐 주권 상실 대가
전쟁경제 시대, 국내 제련·활용 체계 구축 시급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중국이 물건을 안 보내주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비축분은 5개월 정도이다.” (G사 고위 임원)

 

국내 산업계에 ‘보이지 않는 공급 쇼크’가 시작됐다. 전쟁경제 시대의 전략자원, 텅스텐(Tungsten)이 말라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10년 전 ‘채산성 부족’을 이유로 외국 자본에 넘겨진 상동광산(강원 영월)과 자원주권의 공백이 있다.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세계는 다시 ‘탄약 전쟁’의 시대로 돌아왔다. 155mm와 120mm 포탄, 전차 관통탄 등에서 텅스텐은 심장부 소재다. 초고경도 합금인 텅스텐카바이드(WC)는 탱크 장갑을 뚫는 관통자, 포탄 탄심 그리고 미사일 파편볼까지 방산산업의 뼈대를 이룬다.  

 

 

  이미지=연합뉴스

 


탄약의 핵심 부품인 관통탄의 심장부에는 텅스텐카바이드(WC)가 있다. 초고경도 합금으로, 탱크 장갑을 뚫는 관통자와 포탄 탄심의 주요 소재다. 뿐만 아니라 장갑, 드론, 미사일 부품 등 첨단 군수 물자의 핵심 소재이다.

우주선에도 필수 소재로 쓰인다. 이로 인해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텅스텐은 ‘전략광물’로 급부상했다.

현재 전 세계 텅스텐 공급의 약 80%는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EU가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광물에 대한 공급망 재편에 나선 것처럼, 텅스텐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 광물’로 분류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텅스텐을 비롯한 33종을 핵심 광물로 지정, 현재 자원 공기업과 민간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 및 탐사 역량 확대, 광산 운영 최적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국내에 세계적인 텅스텐 매장량을 가진 상동광산(강원 영월)이 존재하지만, 2015년 채산성 부족을 이유로 캐나다 기업 알몬티인더스트리(Almonty Industries)에 채굴권과 영업권을 넘기면서 사실상 텅스텐 주권을 상실했다.

상동광산의 확인 매장량은 단일 광산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약 5800만 톤, 경제적 가치로는 수조 원대에 달한다. 그러나 현재는 알몬티가 전량을 수출 중심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기업인 G사가 소유한 2만 3000톤 규모 경북 울진 쌍전 광산의 광업권과 채굴권도 캐나다 기업인 퓨어텅스텐이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에 직접적인 혜택은 거의 돌아올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지난 8월 7일 P사와 G사는 합병을 위한 의향서(LOI)를 맺었다. 이에 따라 P사는 G사 지분 100%를 인수한다. 기존 G사 주주는 P사 지분 75%를 보유하게 된다. 

현재 전쟁의 양상은 단순한 병력 경쟁에서 ‘산업전(産業戰)’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풍산·한화 등 국내 방산 기업들이 대규모 탄약 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지금, 텅스텐 확보는 곧 방산 수익 모멘텀의 지속 여부를 좌우할 관건이 되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현 구조에서, 글로벌 공급망 충격은 언제든 한국의 방산 산업을 마비시킬 수 있다. 이에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상동광산의 국내 제련 인프라를 재가동하고, 전략자원으로서 텅스텐의 자립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4개월 전부터 중국이 텅스텐 옥사이드·카바이드 수출을 중단하면서, 한국 산업계에 텅스텐 비축분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G사 고위 임원은 HBN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는 대구텍 등 기업들이 중국 업체로부터 가공재를 수입해 국내 유통하고 있는데, 공급이 막히면서 산업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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