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 열쇠 통화스와프...불확실성 재부상 속살

이필선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7 09: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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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 아닌 재무부와 통화스와프 부상
위성락 "무제한이든 유제한이든 논의 진전 없어"

[HBN뉴스 = 이필선 기자] 정부가 '미 재무부 통화스와프' 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한미 무역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요구한 3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대미 투자금의 구체적 운용 방안과 관련해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합리적 수준의 직접 투자 비중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통화스와프 체결 권한을 가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아닌 재무부와 수백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통화 스와프란 두 나라가 서로의 통화를 일정 기간 미리 정한 환율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한 계약이다.

 

  브리핑 하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협상 마무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내가 연준 의장은 아니지만 만약 내가 의장이라면 한국은 싱가포르처럼 이미 통화 스와프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방미에 나서면서 '미 재무부 통화스와프' 설이 급부상하며 빠르게 가시화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주춤하는 형국이다. 

 

그런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6일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에 요청한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와 관련해 "별로 진전이 없다"고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위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 간 미 재무부를 통한 통화스와프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통화 스와프가 되더라도 이는 '필요조건'이며 다른 '충분조건'이 있어야 한다. 그 부분에 진전이 없다"며 "재무부를 통한 통화 스와프에 큰 의미를 두거나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재무부와 우리 사이의 통화 스와프는 무제한이든 유제한이든 진전이 없다"며"세부 협의에 대해서는 업데이트가 다 돼 있지는 않다. 협상팀이 미국에 가 있는 만큼 상황이 가변적"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이러한 입장은 '미 재무부 통화스와프 성사' 기대감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간담회 뒤 대변인실 명의의 공지를 통해 위 실장의 통화 스와프 관련 언급에 대해 "아직 양측이 합의를 하지 않았고, 협의 중이라는 취지"라며 "현재 한미 관세협상은 '국익 최우선' 원칙에 따라 주요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혀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싱가포르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 체결 규모는 600억달러 규모다. 미국이 이달 아르헨티나 정부에 제공한 통화스와프 규모는 200억달러에 그친다. 미 재무부 측이 우리가 요구한 무제한 통화스와프에 대응해 전략적으로 '역제안'한 카드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필요 조건'으로  미국에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제안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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