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게임 세계관을 굿즈·음악·패션으로 소비
크래프톤, PUBG 기반 슈퍼카·K-POP 협업 가속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글로벌 게임 산업이 ‘게임’이라는 틀을 넘어 콘텐츠·패션·음악·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과 결합하며 진화하고 있다. 핵심은 게임 IP(Intellectual Property)의 확장성과 팬덤을 기반으로 한 수익화 구조 고도화다. 이제 게임은 단순한 놀이 수단을 넘어 ‘문화 소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주요 게임사들은 대표 IP를 중심으로 멀티유즈(multi-use) 전략과 크로스 엔터테인먼트 협업을 강화하며, 콘텐츠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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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독일 쾰른서 열린 '게임스컴2024' 현장 [사진=연합뉴스] |
국내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음악, 전시, 웹툰 등으로 확장 중이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와 ‘블루 아카이브’를 통해 굿즈, 아트북, 콜라보 이벤트 등 팬덤과의 다양한 접점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의 미호요는 ‘원신’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음악가 및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 애니메이션 제작을 통해 하나의 종합 문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라이엇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통해 음악, 애니메이션(아케인), e스포츠 등 다각도의 콘텐츠 확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한 MZ세대 게이머들의 소비 성향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이들은 단순한 플레이 경험을 넘어서 게임 속 세계관에 몰입하고, 이를 다양한 콘텐츠 채널을 통해 재소비하는 데 익숙하다. 음악, 의류, 굿즈, 소셜미디어, 디지털 굿즈 등은 게임 IP의 연장선에서 받아들여진다.
이런 가운데 크래프톤도 대표 IP ‘PUBG:배틀그라운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크로스 마케팅에 나서며 해당 흐름에 적극 합류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2025년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상반기 에스파 콜라보레이션 성과가 지난해 뉴진스 대비 매출 측면에서 더 우수했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슈퍼카 브랜드 ‘부가티(Bugatti)’를 포함한 6건의 글로벌 아티스트 및 브랜드와의 협업이 예정돼 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캠페인을 넘어, PUBG라는 게임 세계관에 실존 브랜드를 통합시키는 방식으로, 이용자 경험과 몰입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시간 온라인 공연, IP 기반 굿즈, 프리미엄 자동차 협업 등은 게임을 ‘브랜드 경험의 장(場)’으로 확장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퍼블리싱 전략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크래프톤은 ‘지역 기반 유통’에서 벗어나, 글로벌 커뮤니티 기반 퍼블리싱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자체 개발 외에도 2nd Party 퍼블리싱과 공동 개발을 통해 다양한 IP 확보에 나서며, 인디 및 중소 개발사와의 파트너십도 확대 중이다.
크래프톤은 향후 신작 라인업에도 이러한 방향성을 반영하고 있다. 신작 액션 어드벤처 게임 ‘Blind Spot’은 게임스컴 2025에 출품 예정이며, 기대작 ‘Black Budge’는 연말 비공개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서브노티카2’ 및 ‘Pal World’ 모바일 버전도 2026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이제 하나의 산업을 넘어, 복수의 산업을 연결하는 관문이 되고 있다”며 “크래프톤처럼 팬덤, 세계관, 기술력이 결합된 IP 확장 전략은 게임사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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