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선영 "배려 많은 이영애, 특별출연 때 인증샷 삼매경"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12-24 17: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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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영, 종영 드라마 JTBC '구경이'에서 나제희 役 연기
-보험조사관 팀장이자 한 가정의 가장-엄마로 '힘을 쫓는 자'
-이영애와 워맨스 케미,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이어 김해숙과 호흡

[하비엔=노이슬 기자] "'구경이' 시즌2, 열망한다면 언젠가 기획해주지 않을까?"

 

JTBC 드라마 '구경이'(극본 성초이/연출 이정흠)는 게임도 수사도 렉 걸리면 못 참는 방구석 의심러 구경이의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이다. 곽선영은 극 중 의문의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보험조사관이자 구경이(이영애)의 조력자인 나제희 역을 연기했다.

 

최근 OTT의 영향력이 커져가며 시청률에만 의존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 '구경이'는 이를 증명하듯, 방영 내내 평균 2%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티빙과 넷플릭스에서는 인기 차트 1위를 차지, 상위권에 줄곧 랭크됐다. 하비엔과 화상 인터뷰에서 곽선영은 "1위에 오르면 현장 분위기도 더 좋았다"고 회상했다.

 

▲JTBC '구경이' 나제희 역 곽선영/블러썸엔터테인먼트

 

"시청률은 너무 아쉬웠다. 방송 시간대도 많이 늦었고, 다들 출근하셔야 해서 늦은 시간이라 생각했다. 요즘은 시청률 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세상이라는 걸 보여주는게 넷플릭스였다. 오늘의 TOP10 확인하는 게 아침 일과 중 하나였다(미소). 1위에 오르면 현장 분위기도 더 좋았다. 인기도 그때 실감을 했었다. 즐겁게 촬영했는데 탑10 안에 드는 일이 굉장히 어렵다고 들었다. 계속 그 안에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었다.

 

저희 배우들 모두 정말 행복하게 작업했다. 체력적으로 기다린 부분이 힘들기도 했지만 좋은 기억들만 남았다. 시즌2를 모두가 바라고 있고, 여기저기서 열망한다면 언젠가 시즌2를 기획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시청자분들도 작업했던 기분들을 느낄 수 있으실 것이라 생각한다."

 

'구경이'는 기존의 드라마와는 연출 방식이 달랐다. '이상하고 매력적이다'는 평이 항상 따라다녔다. 곽선영은 고심 끝에 자신을 캐스팅해 준 감독에 거듭 감사함을 전했다. "감독님은 형식을 벗어나서 틀을 깬 희한한 대본이라고 했다. 만들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고 하셨다. 재밌는 책 읽는 것처럼 쓱쓱 넘어갔고, 끝에 가서 반전이 오니까 다시 앞으로 가서 복습도 했다. 나제희 캐스팅을 고심했다고 하시더라. 현실적인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뽑아주셨다고 들었다. 그 말이 너무 좋았다. 고민 끝에 나를 선택해주다니. 첫 인상은 이상하고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의심이 아닌 확신으로 작품을 선택했다.

 

▲JTBC '구경이' 나제희 역 곽선영/블러썸엔터테인먼트

 

"게임으로 풀어내는 연출을 보면서 진짜 이 사람은 천재인가봐라고 했다. 감독님한테도 고백했다. 당신은 천재라고. 대본 안에서도 재밌게 연출적으로 꾸밀 수 있는 텍스트가 많았다. 그걸 뛰어넘어서 연출하시는 모습이 놀라웠다. 또 케이(김혜준)가 이모(배해선)의 죽음 이후로 변화를 할 때 앵글이 거꾸로 돌아간다던지, 구경이(이영애) 선배님을 가운데 두고 뒤에 화면이 펼쳐지는 것, 연극적인 요소를 넣은 것도 놀라웠다. 연결을 어떻게 했나보나 시청자 입장에서 몰입하면서 봤던 작품이다."

 

곽선영이 분한 나제희는 '힘을 쫓는 자'다. 前 강력팀 형사로 구경이(이영애)와 오랜 친분으로 서로를 잘 안다. 보험사기가 의심되면 구경이에 S.O.S를 쳤다. 나제희는 구경이와 팀원 경수(조현철), 구경이의 조수 산타(백성철)까지 넷이서 팀을 이뤄 사건과 연쇄살인마 케이를 쫓았다. 

 

"구경이 선배와는 경찰 시절부터 만난 선후배다. 거기서 돈독한 선후배 관계여서 지금에 이르렀다. 제가 요청해서 코멘트를 받아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경찰 시절의 다양한 에피소드는 상상으로 풀어봤었다.

 

▲JTBC '구경이' 나제희 역 곽선영/블러썸엔터테인먼트

 

배우들을 만났을 때 불편함이 하나도 없었다. 이영애 선배님도 정말 너무 좋았다. 호흡이 잘 맞았던 이유는 선배님의 배려였던 것 같다. 후배들의 부족한 부분을 기다려주시고 이해해주시고 다 받아주셔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마음이 넓고 여유가 있고 따뜻한 선배님이었다. 배울점이 많은 선배님이었다. 저도 그렇게 따뜻한 선배가 되고 싶다."

 

특히 '구경이' 최종회에는 이영애가 깜짝 의뢰인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곽선영은 "구경이 선배님으로만 만나다가 촬영 막바지에 찍었다. 다들 이영애 선배님을 처음 보는 것처럼 놀라워했다. 다들 사진 인증샷 찍기에 바빴다. 너무 아름다우셔서. 멀리서 넋 놓고 보기 바빴다. 우와 이영애다 하면서 다들 좋아했다"고 비화를 전한다.

 

나제희는 항상 각 맞춘 정장을 차려입는 철두철미한 스타일이다. 강한 리더에 대한 동경을 품은 야망가인 그녀는 구경이의 손을 놓고 권력자 용국장(김해숙)의 손을 잡는다. 김해숙과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 시리즈에 함께 출연했지만, 첫 호흡이다.

 

▲JTBC '구경이' 나제희 역 곽선영/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가 선생님을 진짜 좋아한다. '슬의생'에서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없었고 여기서 연기를 같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믿기지 않았다. 매 순간이 감사함이었고 매 순간이 감동이었다. 눈을 마주치고 인물로서 대사를 주고 받는 다는 것 자체가 감동이었다. 선생님도 배려를 엄청 해주셨다. 저는 덕분에 편하게 작업을 했다. 제 것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선배님께서 나제희 목 움켜쥐는 장면을 찍을 때 너무 미안해하셨다. 손에 힘을 못 주시더라. 살짝 잡으시고 제가 연기를 하는 방향으로 촬영을 했다. 항상 후배들 다칠까봐 걱정을 많이 하셨었다. 따뜻했다. 감정이 격해지다보면 콘트롤이 안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런 것들을 넘어서 연륜으로 진행해주셨다. 힘 조절을 하시고 감정도 콘트롤 하면서 선배님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연륜이라고 생각했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이의 엄마로서 모성애 연기를, 용국장과 함께하면서 '야욕'을 드러냈다. "모성애 연기는 자연스럽게 나왔다. 다만, 어려운 순간에 적절하게 나타난 인물이 용국장이다. 그 사람의 대외적인 이미지는 자애로움이다. 그녀가 얼마나 무서운지는 모르고 쫓았다. 물론 저는 야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제 지인들이 푸하하하 웃을 것이다. 저는 하루하루 목표를 단기적으로 세워서 채워가는 스타일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

 

곽선영은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면 내가 가지고 있는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엄마로서 딸로서 팀장으로서의 모습 등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잘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고 했다.

 

▲JTBC '구경이' 나제희 역 곽선영/블러썸엔터테인먼트

 

'슬의생'에서는 군 교도관으로 나왔지만 훈련하는 모습보는 공부를 하거나, 가족, 연인을 만나고 전화통화 하는 모습 위주로 등장했다. 하지만 '구경이'에서는 액션 연기, 물이 차오르는 컨테이너에 갇히는 등 다양한 상황을 맞이했다. "액션씬은 하나도 안 힘들었다. 제가 체력이 굉장히 좋다. 조금씩 다양하게 운동을 해봤다. 어릴 때는 수영도 스케이트도 조금 배웠다. 커서는 필라테스, 무에타이 5개월을 했다. 개인적으로 재밌어서 3개월 더 다니기도 했다. 다양하게 하는 편이다. 줄넘기 자주하고 집에서 훌라후프도 자주 한다.

 

컨테이너에 갇힌 장면은 수조 세트에서 촬영됐다. 수조 세트가 6미터였다. 3미터까지만 리프트를 올려서 컨테이너를 조금씩 내렸다. 점점 물이 차 오르게 하면서 촬영했다. 실제는 위에 공간이 많았다. 잠수부 다 계셨고 위험하진 않았다. 촬영 전에 수중 적응 훈련 한번 했다. 그 안에서 산소호흡기 떼고 수심 6미터까지 내려가서 걸어보는 것도 체험을 했다. 사실 떨렸다. 현철씨가 차분해서 몰랐는데 떨렸나보더라."

 

강인한 모습 덕에 '걸크러시' 수식어가 붙었다. "제가 촬영할 때 걸크러시라는 이야기를 들을 줄 몰랐다(웃음). 근데 그렇게 보여진 것 같아 참 신기하다. 저는 제 모습을 잘 모르겠다. 남들이 봤을 때 저를 어떻게 보시는지, 걸크러시라는 말은 못 들어봤다. 낯 많이 가린다. 친해지기 어렵다. 거리가 좁혀지기까지 오래 걸린다 그런 말들을 주로 들어봤다. 지금은 최선을 다해서 좋아지려고 하고 있다."

 

▲JTBC '구경이' 나제희 역 곽선영/블러썸엔터테인먼트

 

2006년부터 뮤지컬 '달고나' '위대한 캣츠비' '노트르담 드 파리' '김종욱 찾기' '빨래' '사의 찬미' 등 뮤지컬 무대에서 주로 활동해 온 곽선영은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를 통해 안방에 얼굴을 내비쳤다. '슬의생'으로 주목받고 '구경이'까지 롤이 커지며 배우로써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배우로서 어느 덧 10년 넘게 활동 중이지만, 올 한해 대중에 이름을 날린 뜻깊은 해다. 곽선영은 "너무 행복하다"며 미소지었다. "인물로써 기억이 되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배우보다는 인물로 기억된다면 입체적으로 잘 그렸다는 의미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제 이름까지 기억해주셨다면 정말 특별한 한해가 된 것 같다. 제 측근들은 제가 즐거워하니까 다들 한 마음으로 좋아해준다. 제가 밖에 잘 돌아다니지 않아서 실감을 잘 안난다.

 

올해만큼 내년도 좋은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 "올 초에 좋은 작품 즐겁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올 말은 내년에 좋은 작품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기대가 높아져서 풍선처럼 동동 뜨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했기 때문에 좋았다. 구경이 덕분에 그런 소망을 이뤘던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로코도 한번 하면 재밌지 않을까 싶다. 어떤 장르나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해봤다. 다들 목표를 잡고 하시지만 저한테 인연이 닿는 작품은 검토를 해서 장르 불문, 역할 불문, 마음이 움직인다면 한다. 저는 대본을 거리를 두고 보는 편이다 그렇게 보면 개연성 있게 잘 흘러간다면 선택하는 편이다. 으른의 로코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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