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경영권 충돌했던 넥슨·엔씨, 이용자 선택 놓고 재대결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국내 대표 서브컬처 흥행작 ‘블루 아카이브’의 성공 경험이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한쪽에는 블루 아카이브를 이끈 김용하 본부장과 넥슨게임즈 내부 조직이 남았고, 다른 한쪽에는 회사를 떠나 독립 개발사를 차린 핵심 개발진이 있다. 양쪽이 각각 신작을 공개하면서 블루 아카이브의 개발 철학과 성공 공식을 누가 더 이어갈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게임즈는 ‘파레이돌리아’를 개발하고 있으며, 엔씨는 디나미스 원이 개발하는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의 퍼블리싱을 맡는다. 두 작품은 지난달 도쿄게임쇼 2026(TGS 2026)에서 나란히 시연 버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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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브컬처의 신화’로 불리는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 블루 아카이브의 성공 경험에서 갈라진 개발진들이 각각 넥슨과 엔씨의 신작으로 다시 맞붙을 전망이다. [이미지=넥슨게임즈] |
게임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도 최근 TGS 현장을 다룬 영상에서 두 작품의 개발 계보와 게임성 차이를 비교하며 넥슨과 엔씨의 맞대결 구도를 조명했다.
파레이돌리아는 넥슨게임즈 IO본부 산하 RX스튜디오가 개발한다. 블루 아카이브 개발과 글로벌 서비스를 이끈 김용하 본부장이 IO본부를 총괄하고 차민서 PD가 개발을 맡고 있다. 다만 블루 아카이브 개발팀이 그대로 이동한 구조는 아니며 기존 조직에서 옮긴 인원은 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편의 디나미스 원은 블루 아카이브 PD를 맡았던 박병림 대표를 비롯한 주요 개발진이 2024년 넥슨게임즈를 떠나 설립했다. 첫 프로젝트였던 ‘프로젝트 KV’는 블루 아카이브와의 유사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게임 정보 공개 8일 만에 개발이 중단됐다.
엔씨는 올해 1월 디나미스 원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당시 ‘프로젝트 AT’로 개발되던 신작의 글로벌 판권을 확보했다. 이후 정식 명칭을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로 확정했다.
결국 넥슨 쪽에는 김용하 본부장과 회사 내부 개발 체계가, 엔씨 쪽에는 블루 아카이브 제작에 참여했던 독립 개발진이 자리 잡은 셈이다.
게임의 방향도 다르다. 파레이돌리아는 캐릭터와의 ‘생활’과 ‘교감’을 앞세운다. 이용자가 캐릭터들과 함께 생활하며 관계를 쌓는 경험에 무게를 두고, 전투 역시 치열한 조작보다 캐릭터의 개성과 매력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는 서사와 전략 전투에 힘을 싣는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 일본 신전기와 비주얼노벨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턴제에 실시간 대응 요소를 결합했다.
두 작품의 차이는 넥슨과 엔씨의 서브컬처 확장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넥슨게임즈는 IO본부 아래 MX스튜디오와 RX스튜디오를 두고 기존 IP와 신규 IP를 내부에서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엔씨는 외부 전문 개발사를 투자·퍼블리싱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을 택했다. 디나미스 원 투자 당시에는 글로벌 퍼블리싱 확대와 장르별 개발 클러스터 확충을 투자 배경으로 제시했다.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글로벌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2027년 모바일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파레이돌리아는 PC·콘솔·모바일을 대상으로 개발 중이다. 김용하 본부장은 TGS에서 출시 전 CBT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도 올해는 어렵고 내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두 작품의 출시 시기가 직접 겹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같은 블루 아카이브 성공 경험에서 갈라진 개발진이 각각 넥슨과 엔씨의 서브컬처 전략과 결합한 만큼 향후 두 작품의 성과는 자연스럽게 비교될 가능성이 크다. 2015년 경영권을 둘러싸고 맞붙었던 넥슨과 엔씨가 이번에는 이용자의 선택을 놓고 다시 마주하는 ‘2차 엔넥 대전’이 예고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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