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차가워질수록 불자의 마음은 더욱 따뜻하고 자비로워야
한로의 찬 이슬이 지나고 10월의 두 번째 주말을 맞았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바람 속에서 계절은 어느새 겨울을 향해 걸어가고 있습니다. 들녘의 결실은 익어가고 나뭇잎은 하나둘 빛깔을 바꾸며, 자연은 우리에게 조용히 묻습니다.
“다가오는 겨울을 무엇으로 준비할 것인가.” 사람은 겨울을 맞기 위해 옷과 양식을 준비하지만, 불자는 그보다 먼저 마음의 겨울을 견딜 지혜를 준비해야하며 세상의 추위보다 더 무서운 것은 마음이 얼어붙는 것이며, 삶의 어려움보다 더 깊은 번뇌는 탐욕과 분노, 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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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모든 악을 짓지 않고 선을 행하며 자신의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일깨우셨습니다. 이 가르침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너무나 간절합니다.
참과 거짓이 뒤섞이고, 수많은 말과 정보가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세상에서 불자는 무엇보다 분별하는 지혜를 길러야 합니다. 남이 말한다고 그대로 믿어서도 안 되고, 내가 듣고 싶은 말이라고 진실이라 여겨서도 안 됩니다. 내 욕심과 감정이 판단을 흐리고 있지는 않은지 먼저 살펴야 합니다.
진실을 찾는 첫걸음은 남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금강경'에서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이라 하셨습니다. 이는 어느 한 생각에 머물러 집착하지 말고 마음을 내라는 가르침으로 내가 옳다는 생각에도 머물지 말고, 내가 받은 상처에도 오래 머물지 말며, 지나간 후회와 분노에도 마음을 묶어두지 말아야 합니다. 번뇌란 마음에 붙잡아 두는 것에서 더욱 커집니다.
그러므로 이번 가을에는 하나씩 내려놓읍시다. 미움 하나를 내려놓고, 지나친 욕심 하나를 내려놓으며, 남을 판단하려는 마음 하나를 내려놓읍시다. 내려놓는다고 삶이 비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자리에 지혜와 자비가 들어설 공간이 생깁니다.
불자 여러분. 고난이 찾아왔을 때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떤 모습으로 그 고난을 견디느냐입니다. 어려움 앞에서 남을 탓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억울함 속에서도 품위를 지키고, 손해를 보더라도 정직을 선택하며, 마음이 상해도 자비를 잃지 않는 것은 수행이 필요합니다.
부처님을 거울로 삼는다는 것은 부처님의 모습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자비와 지혜를 우리의 말과 행동 속에 비추어 보는 것입니다.
입으로 전하는 법문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삶이 그 가르침을 따르지 못한다면 울림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가장 깊은 설법은 우리의 행동이며, 가장 아름다운 불교는 우리의 삶으로 보여주는 불교입니다.
그러므로 하루하루 진실을 배우고, 깨달음을 나누며, 작은 선행 하나라도 실천하십시오. 가족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이웃의 어려움을 살피며, 누군가의 허물을 들추기보다 그 사람의 아픔을 먼저 헤아리십시오.
이것이 바로 지혜로운 겨울 준비입니다. 다가올 겨울이 춥다고 해서 마음까지 차가워져서는 안 됩니다. 세상이 각박할수록 불자의 마음은 더욱 따뜻해야 하고, 거짓이 많을수록 우리의 말은 더욱 진실해야 하며, 갈등이 깊어질수록 우리의 행동은 더욱 자비로워야 합니다.
한로의 이슬이 아침 햇살에 맑게 빛나듯, 우리 마음에 맺힌 번뇌도 지혜의 햇살 앞에서 하나씩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참과 거짓을 바르게 살피는 지혜,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는 수행, 고난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행실, 그리고 배운 가르침을 행동으로 옮기는 정진 이 네 가지를 마음의 양식으로 삼아 올겨울을 준비합시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우리 불자들의 목마른 마음에 감로수가 되고, 우리가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다른 이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말로만 부처님을 찬탄하는 불자가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살아내는 불자, 번뇌를 떨구고 지혜를 나누며 세상에 진실의 등불을 밝히는 불자가 됩시다.
우리의 삶이 곧 법문이 되고, 우리의 행동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이 되어 수많은 사람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으로 남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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