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거래 자회사 '아시아 제약사' 표기 '꼼수'에 시장만 혼란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5 13: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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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7조 CDMO 계약 발주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회사 구체적인 명칭 비공개, 창립 이래 최대규모 선전

[HBN뉴스 = 홍세기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발표한 1조 7000억원 규모의 '역대 최대' 바이오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의 실제 발주처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였던 것으로 드러나 과장 홍보 논란이 폭증하고 있다. 

 

2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1조 7028억원 규모의 CMO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당시 회사는 고객사를 '아시아 소재 제약사'로만 표기하고 구체적인 명칭을 비공개했으며, 계약 기간은 2037년 12월 31일까지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회사는 이 계약을 "창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라고 표현했으며, 전년도 전체 수주 금액(3조 5009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누적 수주액은 창립 이래 최대치인 4조원을 돌파하는 쾌거였다. 회사의 제한된 공시로 증권가에서는 일본의 주요 제약사인 다케다제약이나 다이이찌산쿄 같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의 거래로 추측하기도 했다.​

◆ 자회사 거래 확인

2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해당 1조 7000억원 규모 수주는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발주한 물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주 물량은 전량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알려졌다.​

이 공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11월 24일 신설법인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자회사로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분할상장되는 과정에서 재조명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월 22일 에피스 분리 계획을 발표했으며, 인적분할은 99.9% 주주 승인을 받았고 11월 1일 최종 확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간 내부거래 규모는 최근 3년간 급증했다. 2022년 148억 1000만원에서 2023년 264억 5000만원으로 78.6%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487억 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84.3%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고객사이며, 구체 내용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라는 입장이다. 고객사 정보 보호를 이유로 계열사 여부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 분할상장의 배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의 특성상 고객사 입장에서 느끼는 기술 유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에피스를 분리했다.

 

CDMO 기업은 고객으로부터 의약품 생산 핵심 기술을 이전받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판매하는 자회사를 두다 보니 고객사의 이해상충 우려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회사는 IT 시스템 분리와 프로젝트 담당 인력 고정 등 방화벽을 구축했으나, 에피스의 사업 성장에 따라 신규 고객사들의 우려가 커졌다. 

 

결과적으로 1조 7000억원 규모의 에피스 자회사 수주 공시 당시에 이미 기술 유출 우려라는 이해상충 이슈가 충재해 있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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