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대사-紙說]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혜, 흔들림 없는 마음의 등불을...

편집국 / 기사승인 : 2025-12-07 15: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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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새로운 수행의 문턱…마음을 밝히면 길이 열린다”
-지나간 후회도, 오지 않은 근심도 붙들지 말라는 '수행의 길'
-'한순간을 바르게 쓰면 일 년이 온전해진다'

12월의 첫 주말을 맞이하였습니다.

 

세속의 시간으로는 이제 스무 날 남짓 남은 한 해의 끝자락이지만, 부처님께서는 우리에게 “한 날 한 순간이라도 바르게 쓰이면 세상이 온전해진다”고 일러주셨습니다. 그러므로 불자 여러분, 지나간 날에 대한 후회에 머물지도 말고, 아직 오지 않은 날에 대한 걱정에 끌려가지도 말며, 지금 이 순간을 바르게 세우는 것을 수행의 첫머리로 삼아야 합니다.

 

'잡아함경'에서는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어제는 이미 지나갔고, 내일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은 아직 오지 않았다. 다만 오늘 해야 할 그 일에 마음을 모아 정진하라.”

 

한 해의 끝에 서 있는 지금, 우리는 이 가르침을 특히 마음 깊이 새겨야 합니다. 누군가는 올해 슬픔이 많았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기쁨이 넘쳤을 수도 있으며, 또 어떤 이는 희망을 잃기도, 다시 얻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교에서 말하는 진정한 정진은 세속의 성공과 실패를 헤아리는 데 있지 않고, 매 순간 마음을 올바르게 세우는 데 있습니다.

 

불자 여러분, 한 해를 돌아보면 누구나 마음속에 남는 그림자가 있을 것입니다.

 

행하지 못한 일, 헤아리지 못한 인연, 끝맺지 못한 마음들…. 이러한 것들이 가끔은 우리를 무겁게 누르기도 하지요.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과거에 얽매인 마음은 진리를 보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지나간 일을 놓는 지혜, 그것이 곧 안온한 내일을 여는 문입니다.

 

겨울의 찬바람이 문밖을 스쳐 지나갈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안으로 향한 마음자리를 돌아보게 됩니다. 바람은 차지만, 수행자의 마음은 따뜻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이 향한 곳이 곧 사람의 길이다.” 기쁨이 있었던 이도, 슬픔이 많았던 이도, 모두 그 마음의 향함이 올바르다면 그 자체로 수행이며 공덕입니다.

 

이제 한해의 마지막 달을 맞으며, 불자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첫째, 한 해의 허물을 탓하지 말고 그 경험 속에서 지혜의 불씨를 찾으십시오.  △둘째, 남아 있는 날들 속에서 더 단단한 자비를 실천하십시오.  △셋째, 누군가를 원망하는 마음이 있다면, 올해 안에 반드시 놓아주십시오.

 

놓아줌은 패배가 아니라 해방이며, 비움은 상실이 아니라 채움으로 가는 첫 걸음입니다.

 

또한 불자 여러분께서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올해 나는 마음 한 곳에 등불을 밝혀 두었는가?” 만약 아직 켜지 못했다면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스스로를 밝힐 수 있는 지혜의 불씨를 이미 주셨습니다. 수행은 그 불씨를 다시 살리는 과정일 뿐입니다.

 

한 해의 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수행의 문입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밝은 등불이 필요하듯, 외롭고 고단한 시대일수록 불자 한 사람의 온전한 마음이 더욱 귀합니다. 

 

12월의 남은 날들을 평정심(心)자비심(心), 그리고 바른 정진으로 채우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여러분의 내일을 비추는 확실한 등불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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