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紙說] 입춘을 앞둔 마음밭에 지혜의 씨앗을 심다

편집국 / 기사승인 : 2026-02-01 1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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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은 바뀌어도 수행은 지금 이 자리에서
- 입춘을 앞두고 돌아보는 나의 마음밭

어느덧 2026년의 첫 달이 저물고, 한겨울의 매서운 기운도 끝자락에 이르렀습니다. 아직은 차가운 바람이 귓볼을 스치고, 새벽 공기는 살을 에지만, 절기상 입춘이 다가오며 대지는 조용히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농부가 얼어붙은 밭을 바라보며 씨앗을 떠올리듯, 수행자 또한 이 시기에 자신의 마음밭을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이 모든 것의 앞장서며,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낸다.” 계절은 저절로 바뀌지만, 마음의 봄은 스스로 일구지 않으면 오지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않습니다. 겨울이 길었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그 시간 동안 내 마음에 어떤 씨앗을 심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농부는 눈 덮인 밭을 보며 절망하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씨앗이 때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수행 또한 그러합니다. 당장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하여 물러서지 않고, 묵묵히 계율을 지키고, 마음을 살피며 정진할 때, 그 공덕은 반드시 때가 되어 싹을 틔웁니다.

 

'화엄경'에는 이와 같은 말씀이 있습니다. “한 티끌 속에 삼천대천세계가 들어 있다.” 지금의 이 순간, 이 마음 하나가 곧 우주와 다르지 않습니다.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한 생각을 바르게 세우면, 그 자리가 곧 입춘이요, 해빙의 시작이 됩니다.

 

입춘은 단지 달력 위의 절기가 아닙니다. 얼어붙은 마음을 풀고, 굳어진 생각을 녹이라는 부처님의 무언의 가르침입니다. 지난 한 달의 정진이 부족했다면 오늘 다시 시작하면 되고, 마음이 흐트러졌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잡으면 됩니다. 불법에는 늦음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과거를 붙잡지 말고, 미래를 탐하지 말며, 오직 지금 이 순간을 밝히라”고 하셨습니다. 오늘의 마음이 곧 내일의 삶이 되고, 오늘의 정진이 곧 봄날의 향기가 됩니다.

 

입춘을 앞둔 이때, 수행자와 불자 여러분 모두가 농부의 인내와 믿음으로 자신의 마음밭을 고르고, 자비와 지혜의 씨앗을 심으시길 발원합니다. 비록 아직은 찬 기운이 남아 있으나, 봄은 이미 우리 곁으로 오고 있습니다. 이 믿음으로 다시 한 걸음, 부처님의 길 위에 굳건히 서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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