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N뉴스 = 이다정 기자] ‘엑스 더 리그’ 인도네시아가 3연승으로 독주 체제를 굳힌 가운데, 싱가포르&말레이시아와 태국이 나란히 반등하며 후반부 판도를 흔들었다. 대한민국은 치열한 판매전을 벌였지만 4위로 내려앉아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 6일 방송된 ENA ‘엑스 더 리그(X THE LEAGUE, 이하 XTL)’ 6회에서는 9개국 8개 팀의 세 번째 본대결 ‘LIMIT BREAK(리미트 브레이크)’가 마침표를 찍었다. 20일간 진행된 이번 경쟁에서는 기존 강팀의 우위를 보장하지 않는 독특한 평가 방식이 적용되며 순위 경쟁에 긴장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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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 더 리그'. [사진=ENA, 라라스테이션] |
3라운드의 키워드는 ‘기록 경신’이었다. 앞선 라운드에서 거둔 성과를 기준점으로 삼아 그보다 얼마나 더 많은 매출을 만들어냈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했다. 이미 높은 실적을 보유한 팀은 더 큰 숫자를 만들어야 했고, 하위권 국가에는 이전 성적과 격차를 벌릴수록 반등 가능성이 커지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은 오히려 승부를 반겼다. 미국 캡틴 케이드는 이번 방식이 하위권에 최고 성적을 만들어낼 기회를 준다고 판단했다. 일본 키짱도 현재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인생 역전’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대한민국은 시작부터 신중했다. 2라운드에서 X2를 벗어나 X1까지 올라섰던 만큼 이번에는 스스로 높여놓은 기준을 넘어야 했다. 기은세는 “X2에서 X1으로 올라온 국가는 우리뿐”이라며 다른 팀보다 어려운 싸움이 될 가능성을 짚었다.
대한민국 셀러들은 판매 현장으로 직접 들어가는 승부수를 던졌다. 깎언니는 새로운 공동구매 상품을 찾아 제조 공장까지 방문했다. 기존에 공동구매 판매를 하지 않았던 제품을 두고 브랜드 측과 협상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포기해서라도 팔로워들에게 가격 혜택을 돌려주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생산 작업까지 돕겠다는 열의를 보인 끝에 약 39% 할인이라는 조건을 확보했다.
상은언니은 판매 이후의 관계 형성에 집중했다. 제품을 구매한 고객 가운데 이벤트 당첨자를 직접 찾아가 선물과 손편지를 전달하며 신뢰를 쌓았다. 뜻밖의 경쟁자도 고객 명단에서 발견됐다. 상은언니의 속눈썹을 산 남성이 중국 팀 최스스의 남편으로 밝혀졌다. 경쟁팀의 제품과 판매 방식을 파악하기 위한 구매였다는 최스스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며 상대를 분석하는 것 역시 전략임을 숨기지 않았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서는 엘 언니의 남다른 복귀 과정이 공개됐다. 과거 단 6분의 라이브 방송으로 약 3억4000만 원을 판매했던 엘 언니는 1라운드 촬영 이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진단 사흘 뒤 곧바로 수술을 받아야 했던 데다 14년 동안 뇌졸중을 앓았던 아버지까지 위독해지면서 부친상까지 치렀다.
짧은 기간에 큰일을 연이어 겪었지만 엘 언니는 다시 경쟁에 뛰어들었다. 3라운드에서는 15분 동안 약 4565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팀의 상위권 진입에 결정적인 힘을 보탰다.
태국은 시장부터 다시 들여다봤다. 캡틴 플루크는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을 파악하며 전략을 가다듬었다. 그는 “태국 팀에 한계는 없다”며 정상까지 올라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미국이 선택한 무기는 거대한 크리에이터 생태계였다. 약 1만3000명의 크리에이터와 커머스 업계 관계자가 참가한 박람회를 공략하며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
일본은 자신들만의 콘텐츠 감각을 앞세웠다. 료타는 라이브 커머스 경험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능력에는 자신감을 보였다. 다른 팀들이 일본을 크게 경계하지 않는 상황을 오히려 역습의 타이밍으로 바라봤다.
20일의 판매가 모두 끝난 뒤 숫자가 공개되자 인도네시아의 위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인도네시아의 3라운드 매출은 약 52억5351만 원이었다. 중국이 기록한 약 15억1649만 원을 큰 차이로 따돌리며 매출 부문 선두를 차지했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는 약 13억8000만 원을 판매했고 대한민국은 약 10억3300만 원을 달성했다. 베트남은 약 8억125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하위권에서는 미국이 약 1억9011만 원, 태국이 약 1억6491만 원을 기록했다. 일본은 약 6433만 원을 판매했다.
진짜 승부는 이후부터였다. 판매 총액에 따른 점수만으로 최종 순위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LIMIT BREAK’에서 얻은 미션 점수와 사전 미션 성적까지 더해 최종 등수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일본은 직전 라운드와 비교해 약 50배에 이르는 매출 성장을 만들어냈음에도 8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증가율은 컸지만 실제 늘어난 매출 규모와 사전 미션에서 확보한 점수가 발목을 잡았다.
미국 역시 반등에 실패하며 7위에 자리했고, 베트남은 6위로 내려갔다. 태국에서는 마침내 변화가 나타났다. 2라운드 7위였던 태국은 이번에는 5위까지 뛰어올랐다. 대회 시작 후 처음으로 X2 등급을 획득하면서 플루크가 예고했던 하위권의 반란을 현실로 만들었다.
대한민국의 성적표는 4위였다. 공장을 직접 찾아가 가격을 낮추고 고객과 대면하는 등 판매 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경쟁 국가들의 높은 실적에 막혔다. 기은세는 “그렇게 열심히 달렸는데 금액이 (상대가) 안 된다”며 결과에 대한 허탈함을 내비쳤다.
중국은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기록하고도 미션 점수에서 우위를 지키지 못해 종합 3위로 라운드를 끝냈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는 3라운드 최고의 반전을 썼다. 2라운드 5위에서 이번에는 2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첫 X1 등급까지 거머쥔 순간 엘 언니는 “잘된 일인데 눈물이 날 것 같다”며 복받치는 감정을 드러냈다.
가장 높은 자리는 다시 인도네시아의 몫이었다. 압도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종합 점수에서도 1위를 지키며 1~3라운드를 모두 석권했다. 세 번의 본대결에서 단 한 차례도 정상을 내주지 않으면서 우승 경쟁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굳혔다.
이날 방송은 3라운드 결과 발표로 끝나지 않았다. 이어진 4라운드 공개와 함께 경쟁의 성격 자체가 달라졌다. 새로운 미션 ‘UNITY OR FALL: 운명공동체’에서는 셀러 두 명 이상이 한 번의 라이브 방송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 그 합동 방송에서 발생한 매출에 따라 미션 점수가 차등 부여되는 만큼 개인 판매력보다 협업이 더욱 중요해졌다.
새 규칙을 가장 반긴 쪽은 대한민국이었다. 모든 팀원이 서울에 있어 함께 방송을 준비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기은세는 “제가 원하던 딱 맞는 미션이다”라며 기획부터 실행까지 팀원들과 힘을 모으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미국은 정반대의 문제에 직면했다. 셀러들이 여러 지역에 흩어져 활동하고 있어 한 번의 라이브를 위해 한자리에 모이는 것부터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이제 ‘XTL’에는 단 두 번의 승부만 남았다. 인도네시아가 3연속 우승의 기세를 끝까지 이어갈지, 처음 X1을 차지한 싱가포르&말레이시아가 새로운 대항마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여기에 첫 X2를 따낸 태국과 4위로 내려간 대한민국의 반격 여부도 최종 순위를 뒤흔들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엑스 더 리그'는 현재 3라운드의 결과가 모두 공개되며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독주를 어떻게 막을지가 다른 국가들의 선결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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