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노이슬 기자] 걸그룹 소녀시대로 데뷔,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후 최수영은 인생 제2막을 연기자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지친 요즘, 최수영은 안방 시청자들에게는 JTBC 수목드라마 '런 온'으로 즐거움을, 스크린에서는 <새해전야>로 힐링을 안기고 있다.
최수영은 배우로 전향한 뒤 매년 시상식 무대 준비로 바쁘게 보냈던 가수 때와는 달리 조용한 연말을 몇 년째 적응 중이란다. '런 온' 종영 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하비엔과의 인터뷰에서 최수영은 '런 온'과 <새해전야> 개봉 준비 덕에 지난해 연말은 바쁘게 보냈단다.
'런 온'은 같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사랑을 향해 '런 온'하는 로맨스 드라마다.
최수영은 극 중 서명그룹의 유일한 적통이지만, 연년생으로 태어난 후처의 아들 때문에 후계 서열에서 밀린 서단아로 분했다. 서단아는 여타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을 성별 반전한 것 같은 스타일이다. 재벌 2세이지만 안하무인이다. 서단아는 언제나 당당했다. 가끔 보였던 무례한 말과 행동이 '잘못'인지 몰랐던 서단아가 자신과는 다른 세상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조금씩 성장했다.
서단아를 연기한 배우 최수영 역시 마지막까지 단아를 응원했다. 특히 서단아는 진짜 사랑하는 남자 이영화(강태오)를 두고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최수영은 "서로가 서로를 통해 어른이 됐다. 마지막 씬 촬영 후 태오 배우에게 물었었다. 단아 옆에 바로 앉을 수 있을 것 같냐고. 태오가 바로 옆에 앉을 것 같다고 하더라.(하하). 역시 강태오 답게 노빠꾸 직진 이영화를 만들어줘서 열린 결말보다 훨씬 더 해피엔딩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서단아는 거침없이 말하고, 무례할 수도 있는 언어를 구사한다. 최수영은 서단아의 캐릭터를 어떻게 잡았을까. "서단아의 대사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편에서 보면 무례할 수 있는 대사들이 많아서 저도 고민이 많았다. 이 대사들을 어떻게 해야 진짜 저 여자가 진심으로 하는 말처럼 보일지 고민했다. 근데 연기하는 저까지 무례하다고 생각하니 단순하게 무례한 사람으로 보여지더라. 단아는 그게 악의가 아니라 진심으로 이 상황이 재밌어서 흥미를 갖고,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를 가지고 치는 대사였다고 생각한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상처를 받는지 몰라서 하는 것 같았다. 단아는 모르는게 많다. 상대가 기분 나쁠 수는 있겠지만 모르는 것에서 나오는 장난이었다. 그의 성장 과정이 남들과 달랐기 때문이다."
'런 온'은 특유의 티키타카 대화법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덕분에 서단아와 오미주(신세경)의 女女케미가 빛을 발하며 단미(단아+미주) 케미가 단화(단아+영화) 커플만큼 주목받았다. 최수영은 대사의 '맛'을 살리기 위해 초반 '느릿하고 작게 말한다'는 설정을 위해 바꿨다. 그만큼 최수영도 기존에 해본적 없는 캐릭터 였기에 소화하는데는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단아는 기존에 했었던 캐릭터와는 결이 다른 캐릭터였다. 저도 이런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전작은 장르물로 사건이 중심이 됐다. 다음 작품은 캐릭터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 서단아 같은 성격을 가진 캐릭터에 대한 갈증도 있었다.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여성의 캐릭터를 원했다. 기다리던 차에 좋은 제안이 있었고 저 딴에는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많은 시청자분들이 알아봐주셔서 감사했다.
재벌도 재벌이지만 요즘 젊은이들처럼 보였으면 좋겠다 싶었다. 젊은 리더들을 많이 상상을 했다. 어린 나이에 성공한 이들. 실제 젊은 성공한 사업가가 많다. 남들이 가는 대학교에 가서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자기의 길을 일찍 개척하는 친구들이 많다. 단순한 재벌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 비상한 두뇌를 발휘해서 올라간 리더로 보이길 원했다. 당당함. 이유있는 자신감. 환경을 소중히 생각하는 점. 유학 시절에 집중한 것이 환경 쪽이라고 생각했다. 부르면 달려갈 수 있게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점. 저희 소속사 대표님이 여자 분이다. 능력있는 여성 리더를 표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본보기를 가지고 계신다. 대표님과 대화할 때도 많이 참고한 부분이 있다. 실제 있을 법한 여성 리더들을 담아냈다."
서단아와 실제 최수영의 싱크로율은 무려 70%란다. "70%정도 되는 것 같다. 저는 그렇게까지 무례하지는 않다(미소). 단아는 악의가 없다. 그냥 순수하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다만, 자리와 때와 장소에 맞게 옷을 입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묘하게 선을 긋는 단아. 저도 가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분위기 같은 것이 있다고 하더라. 저도 누군가가 선을 넘어줬으면 하는데 누군가 넘어주지 않으면 평생 갇혀서 살 사람이다. 실제 선을 넘어줘야 제가 발전하는 것 같다. 그런 관계적인 면도 단아랑 닮아있는 것 같다."
기존 작품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는 최수영. 그는 사실 새롭고 신선한 작품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배우는 '제안'을 받고 불러줘야 하기에 혼자 애써왔었다. 그는 자신에게 '런 온'을 제안한 연출을 맡은 이재훈 PD와 박시현 작가에 감사하단다. "저를 한없이 사랑스럽게 봐주신 것에 대한 감사함이 있다. 저는 작품을 하거나 활동을 할 때 늘 애를 써왔다. 그룹 활동을 하면서도 예능을 나가면 반드시 명장면을 뽑아야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살아왔다. 근데 이번 작품처럼 '마냥 멋있고 예쁘게 소화해줬으면 한다'고 하는게 오랜만이었다. 무한 애정으로 바라봐주셔서 그래서 믿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미소)."
'런 온' 이전 최수영은 또래들과 작업할 기회가 많이 없었단다. '런 온' 주연진은 최수영과 또래다. 특히 신세경은 같은 대학 동기였기에 더욱 반가웠단다. "또래들과 작업한 작품이 몇 개 없다. 이번 드라마는 또래들과 호흡할 수 있어서 배우들 만나기 전부터 설렜다 . 누구 하나 모난 배우 없이 성품이 너무 좋았고 연기하는데 거리낌없이 편하게 잘 했다.
특히 세경이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동료 배우를 보면서 박수쳐주고 싶은 여자 배우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원래도 세경이에 대한 애정이 있었는데 같이 작품을 하면서 정말 대단하고 훌륭한 성품과 실력을 같이 갖춘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 둘 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 작품이라 생각해서 자부심이 있다. 세경이도 아마 다른 작품에서 다른 배우들을 만나도 저와 함께한 케미는 넘기 어렵지 않을까. 하하. 신세경을 재밌게 해준 유일한 여자배우일 것이다.
임시완씨는 '왕은 사랑한다'에서 윤아와 호흡해서 윤아한테 많이 들었다. 한번도 사적으로 대화해본 적은 없는데 공통분모가 있다보니 평소에 알던 사람인것처럼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실제 기선겸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태오 나이 어린 후배지만 현장에서 태도도 좋은 배우였다. 다른 선배들이 봤을 때 나도 그렇게 비춰졌으면 했다. 단화 커플의 케미를 완성시켜준 것은 이영화의 매력이 제일 큰 것 같아서 기특하기도 하고 응원하고 싶은 배우다."
사진=메이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지음, 사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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