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식당 운영 위해 현행 식권 판매체계 유지 불가피"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세종대학교 행복기숙사가 입사생에게 150식 또는 180식의 식권 구매를 강제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사용하지 못한 식권은 월 단위로 소멸하고 환불도 되지 않는다. 학교 측은 식당 운영과 현재의 기숙사 운영구조를 이유로 올해 2학기에도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세종대학교가 공지한 2026학년도 2학기 새날관 행복기숙사 입사 모집 안내에 따르면 입사생은 식비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150식 82만5000원과 180식 95만4000원 가운데 하나를 골라 기숙사비와 함께 납부하는 방식이다. 기숙사비는 171일 기준 177만8400원이며 보증금은 10만원이다. 최소 식수를 택할 경우 보증금 10만원을 포함한 총 납부액은 270만34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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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사진=세종대학교] |
식권을 사용하지 못했을 때의 처리 규정도 별도로 두고 있다. 월별로 배정된 28식 또는 34식을 해당 월 안에 사용해야 하며 남은 식수는 소멸된다. 해당 월에 사용하지 못한 식수는 환불되지 않는다. 학기 중 퇴사할 경우에는 잔여 식비에서 위약금 10%를 공제해 돌려준다.
세종대의 식비 환불 규정은 과거보다 제한적으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가 공개한 2024학년도 2학기 모집 안내에는 150식의 경우 미사용 식권에서 위약금 15%, 180~270식은 10%를 공제한 뒤 환불하는 규정이 있었다. 2025학년도 1학기부터는 월별 미사용 식수가 소멸되고 환불하지 않는 방식이 공지에 등장했고, 이 규정은 올해 2학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의무식과 미사용 식권 소멸을 둘러싼 학생들의 불만도 제기돼 왔다. 대학알리는 지난 7월 새날관 행복기숙사 거주 학생이 미사용 식권이 월마다 소멸하고 기숙사 입사를 위해 원하지 않는 식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데 불만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2025년 12월 세종대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총학생회에 기숙사 식당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고도 보도했다.
대학 기숙사의 식권 의무구매는 과거 공정위 제재 대상이 된 적이 있다.
공정위는 2014년 경북대학교가 향토관·첨성관 등 2개 기숙사 입사생 2076명에게 하루 세 끼 식권을 의무적으로 구입하도록 한 행위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당시 경북대는 기숙사비와 식비를 통합 청구했고, 연간 약 130만원의 식비를 모두 내지 않으면 기숙사에 입사할 수 없도록 했다. 2010~2012년 학생들이 실제 사용한 식권은 구매량의 40% 수준이었다. 미사용 식권은 환불되지 않았다.
당시 공정위는 학생에게 선택의 여지 없이 식권을 의무 구입하게 한 행위를 자율적인 선택권을 침해하는 거래강제로 판단했다. 이에 앞서 2012년에는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기숙사인 봉룡학사가 입사생에게 매월 식권 60장을 의무구매하게 한 행위가 공정위 조사에서 확인됐고, 학교 측은 이를 자진시정했다.
세종대 관계자는 HBN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2학기는 기존대로 진행한다”며 현재 식당을 운영하려면 현행 식권 판매 체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고, 그렇지 않을 경우 식당 운영이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학교 측은 현재 새날관 행복기숙사가 세종대 직영이 아닌 별도 운영체계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운영 주체와 관련해 한국사학진흥재단 측을 언급했고, 내년부터 운영 방식이 바뀔 가능성이 있어 그때 의무식 제도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내년 직영 전환 여부는 확정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세종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새날관 행복기숙사의 운영관리 주체는 ‘세종대학교행복기숙사 유한회사’다. 이 법인은 한국사학진흥재단과 학교법인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기숙사 운영계획 수립과 예산·회계 결산, 기숙사비 책정·수납 등 운영 전반을 담당한다.
다만 제재 사례만으로 현재 세종대의 의무식 제도를 곧바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현행 공정위 불공정거래행위 심사지침은 끼워팔기의 위법성을 판단할 때 해당 행위가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살피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2016년 1월 이 지침을 개정해 경쟁제한성과 거래상 지위 등에 대한 판단 기준을 구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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