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김혜연 기자] 세종대학교 세종뮤지엄갤러리가 18일부터 29일까지 1관과 2관에서 각각 현대 조형예술과 전통 도자예술을 아우르는 기획초대전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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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종대학교] |
1관: 이준석 작가 개인전 — 유리와 금속의 조화
세종뮤지엄갤러리 1관에서는 유리와 금속이 융합되며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조형 세계를 펼쳐온 이준석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리와 금속을 결합한 30여점의 조형 예술 작품이 선보인다.
이준석 작가는 남서울대학교 환경조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유리조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일상적인 사물과 감정에서 영감을 받아 금속의 구조성과 유리의 투명성이 만들어내는 조형 언어를 통해 기억과 감성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특히 구리선을 드로잉하듯 유리 위에 배치하고 색을 입히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평면적 드로잉과 입체 조형을 동시에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유리와 금속, 서로 다른 두 재료가 만들어내는 ‘사이’와 ‘틈’, 그리고 그 안에서 보여주는 ‘만남’은 우리 내면의 경계와 연결, 변화의 순간을 상징한다”며, 작품을 통해 각자의 삶 속에서 ‘사이’와 ‘틈’, ‘만남’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는 성찰의 시간을 제안한다.
세종뮤지엄갤러리 관계자는 “작품에 투과되는 자연광으로 공간과 시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은 우리 내면의 모습을 상징한다. 금속과 유리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조형적 풍경을 통해 관계와 연결, 만남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2관: 지강 김판기 명장 기획초대전 — 전통 백자와 현대 도자의 만남
세종뮤지엄갤러리 2관에서는 전통 백자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현대 도자의 감각을 아우르는 지강(之江) 김판기 명장의 기획초대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단백하고 정제된 아름다움을 지닌 달항아리를 포함한 40여 점의 도자 작품이 전시된다.
김판기 명장은 2000년 동아공예대전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도예가로서의 입지를 굳혔으며, 2016년에는 이천시 도예 명장으로 선정돼 전통 도자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도예공방 ‘지강도요(之江陶窯)’를 운영하며, 전통과 현대의 미감을 융합한 작품 세계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지강’이라는 작가명과 도요의 이름처럼, 김판기 명장의 작업에는 느림의 미학이 깃들어 있다. 흙과 유약, 불과의 대화를 통해 빚어진 그의 도자기에는 수공의 고요한 정신과 장인의 깊은 호흡이 배어 있다. 김 명장은 “옛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발견한 달항아리에는 설백(雪白)의 빛깔과 만월(滿月)의 양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백자의 구현은 단순한 형식의 재현이 아닌, 그 정신을 잇는 길”이라고 말한다.
그의 달항아리는 전통 기법인 ‘업다지기’를 통해 상하 반구를 연결하고, 투명 유약을 입혀 흙 본연의 색감과 질감을 살려낸다. 이는 ‘텅 빈 것의 충만함’을 상징하며, 단백함과 절제미, 곡선의 섬세함을 통해 자연과 조화된 균형을 추구한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조형을 넘어 관람자에게 시각을 넘어서는 정서적 깊이를 경험하게 한다.
세종뮤지엄갤러리 관계자는 “김판기 명장의 달항아리는 한국적 미의 본질을 담아내며, 과거와 현재가 맞닿는 미학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우리 안에 깃든 전통의 기억을 되새기고,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세종뮤지엄갤러리 1, 2관 기획초대전은 현대와 전통, 유리·금속과 도자라는 서로 다른 예술적 언어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특별한 기회로, 예술을 통해 관계와 만남, 내면의 성찰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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