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상자산 동반추락...글로벌 시장 '위험회피' 확산

이필선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4 08: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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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고평가 논란 재점화, 비트코인 10만달러 붕괴
위험자산 전반 조정 심화, 연준 매파 발언에 급랭

[HBN뉴스 = 이필선 기자]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동반 하락세로 돌아섰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해제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과 금리 동결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이다. 비트코인은 6개월 만에 10만달러선이 무너지며 위험자산 전반의 조정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14일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전 8시 기준 24시간 전보다 2.14% 하락한 9만9,78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월 이후 유지됐던 ‘10만달러 심리선’이 붕괴된 것이다. 이더리움은 5.65% 급락한 3,227달러를 기록했으며, 솔라나(-6%), 바이낸스코인(-3.53%), 리플(-2.17%) 등 주요 가상자산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가상자산 시장의 조정은 전날 미국 증시 급락의 여파가 직접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지수는 2.29% 떨어졌고, S&P500지수와 다우지수도 각각 1.66%, 1.65% 하락했다. 미국 정부가 43일 만에 셧다운을 해제했지만, 시장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전형적 패턴을 보이며 오히려 매도세가 강화됐다.

특히 AI 관련주의 고평가 논란이 다시 부각되면서 반도체·빅테크 중심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AI 및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72% 폭락했다. 엔비디아(-3.58%)를 비롯해 AMD·브로드컴·인텔·Arm 등이 일제히 5% 안팎 하락했고, 테슬라도 6.64% 밀렸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 거대 기술기업 가운데서는 메타를 제외한 전 종목이 약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성 발언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다음달 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최대 50%까지 반영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고용시장이 침체 국면으로 진입할 확률은 낮다”며 고금리 유지 필요성을 언급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3% 수준으로 높다”고 강조해 인하 기대를 또다시 조정시켰다.

시장 변동성 지표도 급격히 뛰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14.22% 급등한 20.00을 기록하며 ‘경계선’으로 불리는 20선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셧다운 종료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에도 불구하고, 금리·AI 밸류에이션·소비 둔화 등 구조적 위험요인들이 여전히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한다. 단기 악재 소멸보다 중기적 긴축 기조 지속 여부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가 관계자는 “셧다운 해제는 이미 선반영된 재료였고, 투자자들은 다시 연준의 향후 정책경로와 AI 버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연말까지는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증시 급락 여파가 가상자산 시장으로까지 전이되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이 약세 흐름을 나타내는 가운데, 시장은 다음달 FOMC 회의와 주요 기술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다시 방향성을 모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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