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in] “밥은 멈추지 않았다” … 허경영 명예총재의 시간, 현장에서 이어진 연대

이정우 기자 / 기사승인 : 2025-12-31 23: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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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오년(丙午年) 허경영의 귀환을 염원하는 사람들
-멈추지 않은 나눔 … 영하의 겨울에도 문 닫지 않은 무료급식소

[HBN뉴스 = 이정우 기자]  2025년의 끝자락, 연말의 공기는 유난히 차갑다. 그러나 서울 도심 한켠, 허경영 무료급식소 앞에는 이른 새벽부터 사람들이 모여든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줄은 길게 이어지고, 봉사자들의 손길은 분주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함께 공통된 바람이 담겨 있다. “내년에는 조금 더 나아지길.” 그리고 “허경영 명예총재가 무사히 돌아오길.”

 △사진=허경영하늘궁 무료급식소

 

 허 명예총재는 현재 ‘영어의 몸’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리지만, 그를 믿고 따르는 이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에는 핍박과 논란의 시간을 지나 다시 굳건한 모습으로 하늘궁에 돌아오기를 염원하는 것이다. 연말을 맞아 하늘궁과 무료급식소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각종 메시지는 단순한 정치적 구호라기보다, 한 지도자의 부재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공동체의 신념과 기다림에 가깝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멈추지 않음’이다. 허 명예총재가 자리를 비운 이후에도 무료급식소는 단 하루도 문을 닫지 않았다. 봉사자들은 “사람을 먹이는 일은 상황에 따라 멈출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곳에서 만난 70대 남성 김모 씨는 “여기가 없었으면 올겨울을 어떻게 버텼을지 모르겠다”며 “총재가 있든 없든, 이 밥은 사람을 살린다”고 담담히 말했다.

 

 허경영하늘궁 무료급식소를 찾는 이들의 이야기는 구체적이고 절절하다. 일용직 일을 하다 다친 뒤 거리로 내몰렸다는 50대 여성은 “여기서는 누구도 사정을 캐묻지 않는다”며 “밥을 먹으면서 사람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는 “허 총재가 다시 돌아와 이런 곳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며 조심스럽게 소망을 전했다. 정치나 이념을 떠나, 이들에게 허경영이라는 이름은 ‘버팀목’이자 ‘상징’으로 남아 있다.

 

연말을 맞아 종교계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불교계는 ‘연기(緣起)와 자비’를, 기독교계는 ‘용서와 이웃 사랑’을, 천주교는 ‘연대와 연민’을 강조한다. 한 종교계 원로는 “지도자의 유무보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가 어떤 가치를 실천하느냐”라며 “가난한 이들에게 밥을 나누는 행위 자체가 가장 종교적인 실천”이라고 말했다. 그는 “갈등의 시대일수록 종교는 편 가르기가 아니라 치유의 언어를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각 종교 단체의 새해 메시지에는 공통된 키워드가 반복된다. 평화, 화합, 희망, 용서, 연민, 이웃 사랑. 이는 특정 인물이나 단체를 옹호하기 위한 언어가 아니라, 갈등과 분열이 일상이 된 사회를 향한 자성의 목소리에 가깝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먼저 사람을 살펴야 한다”는 주문이다.

 △사진=허경영 명예총재

 

 허경영 명예총재가 과거 신년 메시지에서 강조했던 ‘국민 모두가 왕이고 용’이라는 표현 역시, 연말에 다시 회자된다. 조선시대까지 왕만이 용으로 불렸다면, 지금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이라는 인식이다. 이는 지도자 개인의 카리스마를 넘어,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책임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하는 한 청년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동시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배웠다”고 말했다.

 

2025년은 전쟁과 경제 불안, 사회적 갈등이 끊이지 않았던 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의 급식소, 종교 시설, 이름 없는 봉사 현장에서는 작은 연대가 이어졌다. 이는 거창한 담론보다 강한 힘을 가졌다. 밥 한 끼, 따뜻한 말 한마디, 그리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인내가 그 증거다.

 

다가오는 2026년 병오년은 말의 해다. 말은 쉼 없이 달리며 소식을 전하고, 단절된 길을 잇는 존재로 상징된다. 허경영 명예총재의 귀환을 염원하는 이들은 이 해가 단절이 아닌 회복의 해, 대립이 아닌 연결의 해가 되기를 바란다. 그 바람은 특정 인물의 복귀를 넘어, 사회 전체가 갈등을 넘어 성숙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기도에 가깝다.

 

한해를 마무리 하는 연말은 언제나 많은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다음 해로 가져갈 것인가. 하늘궁과 무료급식소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는 분명하다. 미움보다 연민을, 배제보다 포용을, 말보다 행동을 택하자는 것이다. 2026년 병오년 새해는 이렇듯 번잡스럽지만 조용하고 또 단단한 염원이 사회와 국가 모두는 사랑과 화합의 해로 또다른 울림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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