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게임은 중독이 아니다?"...MRI가 경고하는 실체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2 14: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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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과몰입 대가, 뇌 구조를 바꾼다
규제냐 방임이냐가 아닌,'관리의 문제'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게임은 중독 물질이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기폭제로 게임을 둘러싼 ‘중독 논쟁’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인터넷 게임’을 알코올·마약·도박과 함께 중독 관리 대상으로 분류해 온 가운데, 게임업계는 이를 “법적 근거 없는 낙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스타의 모습으로 해당기사 내용과는 관계없다. [사진=연합뉴스]

“한 판만 더 하면 레벨 업 할 것 같아서요. 약속도 잊어버렸어요.”

20대 게임 이용자의 이 고백은 단순한 의지 부족이나 변명이 아니다. 가족과 학교의 감독이 약한 청소년기에 게임중독 문제는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수면 장애, 학업 중단, 충동 조절 실패, 사회적 고립. 많은 사례에서 게임은 원인이자 동시에 ‘도피처’로 기능한다.

명확한 규칙, 즉각적인 보상,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구조. 현실에는 맛보기 힘든 인정과 승리의 경험, 음향 효과, 진행률 바, 인벤토리 아이템, 랭킹 시스템은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도파민 분비는 ‘조금만 더’라는 신호를 반복적으로 보내고, 플레이 시간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그 사이 오락과 의존의 경계는 서서히 흐려진다.

이 과정에서 지나친 게임 몰입은 인간의 가장 정교한 통제 장치인 ‘뇌’의 물리적 구조 자체를 변화시켜, 스스로 멈출 수 없는 생물학적 상태를 만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9년 서울시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정석 교수 연구팀은 게임 중독 성향을 보이는 이용자들의 뇌 MRI 영상을 정상군과 비교·분석한 결과, 특정 뇌 영역의 유의미한 용적 증가를 확인했다.

기억 형성과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의 크기는 평균 14%, 판단력과 주의력, 감정 조절을 관장하는 두정엽 일부 용적은 17%까지 커져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능력의 발달’로 해석하기보다, 지속적 자극에 노출된 뇌가 과부하를 견디지 못해 염증처럼 부어오른 상태(부종·Edema)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당시 최 교수는 “뇌의 특정 부위가 과도하게 비대해졌다는 것은 감정 조절과 충동 통제 기능에 구조적 이상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며 “이는 집중력 저하, 판단력 마비, 감정 기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암세포의 면역 회피 전략에 비유한다. 암세포가 면역세포(T세포)를 속여 정상 조직을 공격하게 만들 듯, 변형된 뇌 구조 역시 이용자의 이성적 판단 체계를 내부에서부터 무력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뇌가 스스로를 속이는 상태”라고 표현한다.

같은해 세계보건기구(WHO)도 ‘게임 이용 장애(Gaming Disorder)’를 공식적인 행동 장애로 분류했다. 기준은 단순했다. 게임 이용에 대한 통제력 상실, 다른 활동보다 게임을 우선시하는 지속적 행동, 부정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중단하지 못하는 상태 등 도덕적 평가가 아닌 의학적 진단 조건이었다.

곡해하지 말아야할 것은 게임 자체가 아니라, 통제 불능 상태를 방치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게임 중독의 가장 위험한 특징은 초기에는 통증도, 위기 신호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보호자와 학교 차원의 조기 관찰, 전문 의료 상담 개입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게임 산업을 향한 정책적 메시지일 수 있지만, 중독은 명백한 의학적 리스크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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