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노이슬 기자] "SNS 속 친구, 어디까지 믿으세요?"
<#아이엠히어>를 보고 난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배두나와 프랑스 국민 배우 알랭 샤바가 호흡을 맞춘 <#아이엠히어>는 익명성을 특성으로 하는 트렌디한 SNS 소재를 적절히 녹여냈다. 여기에 귀여움과 힐링은 덤이다.
프랑스에 사는 스테판(알랭 샤바)은 아들의 결혼식날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혼자만 뒤늦게 알고 소외감을 느낀다. 관심이 필요했던 스테판은 SNS를 통해 알게 된 한국인 'SOO'(배두나)와 소통하며 활기를 얻고 그와 벚꽃을 함께 보기 위해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스테판은 SOO와 공항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오랜 비행 끝 인천공항에 도착했지만 SOO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 계획 없이 한국에 온 스테판은 무작정 공항에서 지내며 SOO를 기다린다.
이때부터 영화는 본격 외국인의 한국 체험기에 돌입한다.
주변에 무관심한 한국인을 보며 스테판은 "투명인간이 된 느낌"이라고 한다. 관심이 필요한 '오춘기'인 그는 공항 내 바에서 한국인들과 어울리며 기념 인증샷을 찍고 해시태그(#)와 함께 SOO의 아이디를 덧붙인다.
한국인들과 만남 인증샷 개수가 늘어나며 24명이었던 팔로워 숫자도 1000단위로 늘어나며 어느덧 '프렌치러버'라는 수식어로 SNS 스타가 된다.
반면, 응답하지 않는 SOO의 모습에 일각에서는 '일방적'이라는 의견도 나오면서 공항경찰대는 스테판을 잡아 조사에 나선다. 목적이라곤 SOO와의 만남 뿐이니 경찰도 답답할 노릇. 결국 스테판은 영상통화에서 봤던 SOO의 직장을 찾아간다.
스테판의 '공항 라이프'에서 한국인 특유의 따스함도 엿볼 수 있다. 공항의 한 청소 노동자는 며칠째 공항에서 노숙하는 그를 찜질방으로 안내한다.
프랑스서 음식점을 하는 스테판이 'duck'(오리)과 'cook'(요리) 두 단어만으로 소통, 공항의 한 음식점에서 같이 요리하는 장면도 흥미롭다. 겉으로 보기엔 무뚝뚝해 보이는 한국인들은 영어에 자신감이 없어 짧고 간결한 영어로 스테판과 소통하며 그를 돕는다.
또한 영화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인천공항 곳곳에서 즐기는 꿀팁을 안김과 동시에 서울 종로, 청계천, 남산타워, 광장시장 등 한국의 풍광을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이에 <#아이엠히어>는 최근 외국인들의 한국 체험기를 중심으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연상시킨다.
영화는 SNS의 특징인 '교류'에 대한 시선을 다양하게 그려냈다.
에릭 라티고 감독은 마침내 만난 스테판과 SOO의 모습을 통해 SNS를 통한 교류의 명과 암을 적절하게 살렸다. SNS를 통해 관심을 얻어 기뻤던 스테판이지만, '현실'의 SOO는 "눈치가 없다"며 차갑게 대한다. 유니크한 도시미녀를 연상하며 환영해줄 것이라 설레하던 스테판이 '가상현실'과 '현실'의 차이를 깨닫는 모습은 현대인에 공감을 안긴다.
영화 속 알랭 샤바의 모습은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럽다. 배두나와 짧은 호흡도 자연스럽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한국인들과 소통하는 알랭 샤바의 귀여운 모습은 관객들을 미소짓게 한다.
러닝타임은 97분. 개봉은 1월 14일이다.
[저작권자ⓒ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