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돌입…임금협상 '난항' 갈등 심화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1 15: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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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3시간 파업으로 노사 대립 격화

[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2025년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11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전체 조합원 대상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이는 올해 들어 첫번째 파업으로, 전체 조합원 7539명 중 66.9%가 참여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재적 대비 64.0%가 찬성하며 파업권을 확보한 결과다.


11일 HD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울산조선소 내 노조사무실 앞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회사가 최근 올해 협상 관련 첫 제시안을 내놓았으나 그 내용이 민망할 정도로 부족했다"며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세계 1위 조선업을 유지하는 조합원에 대한 예의를 찾을 수 없었다"고 파업 이유를 밝혔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4일 노조 대회의실에서 올해 임협 난항에 따른 전체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개표하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 노사 12차례 교섭 진행했지만 합의점 못 찾아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5월 2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2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지난 9일 12차 교섭에서 처음으로 제시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사 측은 ▲월 기본급 12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3만5천원 포함) ▲격려금 500만원(노사상생 협력 250만원, 경영목표 달성 250만원) ▲특별성과급 지급(올해 한정 생산공정 안정화 특별성과금 약정임금의 30%) 신규인력 채용, 산업전환 대응 노사 공동 협의체 운영 휴양시설 운영을 위한 경상비 20억원 출연 우수 조합원 해외연수 등 사측은 격려금과 성과급을 합한 변동급여 지급 규모가 조합원당 2000여만원으로 추산되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기본급 14만1천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정년 연장(최장 65세) ▲근속수당 인상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신규 채용 확대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앞서 백호선 HD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은 지난 9일부터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 사옥 앞에서 '빠른 교섭 타결'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는 조선업종노조연대 및 HD현대 계열사 노조가 같은 날 상경 공동투쟁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백 지부장은 "올해 교섭이 마무리되는 날까지 철야 및 단식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회사 호실적 vs 노조 기대치 간극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1분기 매출 3조8225억원, 영업이익 4337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11.3%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7.9%, 영업이익 1936.2% 증가한 수치로, 2011년 이후 15년 만의 분기 영업이익률 10% 이상 달성이었다.

2024년 연간 실적도 매출 14조4865억원, 영업이익 7052억원으로 2019년 물적분할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에만 지난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달성하며 생산성 향상이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노조는 이러한 호실적에 비해 사측 제시안이 조합원의 기대에 부족하다며 "올해 회사 수주 및 실적과 성장을 대비해 봤을 때 부족하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18일 전체 조합원 7시간 파업을 예고했으며,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사측이 17일까지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18일부터 사업장별 4시간 이상 1차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조선노연은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8개 사업장 노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사업장별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4.7%의 찬성률을 기록해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HD현대중공업 측은 이날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최근 조선업이 호황기라고 하더라도 중국과 수주 경쟁 심화, 고정비 부담 증가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노조는 지난해 교섭 과정에서 24차례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어, 올해도 장기간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노조가 변동급여 확대보다는 기본급 인상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노사 간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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