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관세뚫고 역대급 실적...'리한' 지속적 흑자 눈길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0 15: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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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수량·원가 동반 개선으로 역대 최고 실적
총수 공백 속 대규모 투자 의사결정 지연 우려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미국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반면 최고경영자(CEO)인 조현범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길어지면서 향후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확장 전략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3분기 매출 5조4127억원과 영업이익 5859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2%와 109% 증가한 수준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그룹사인 한국앤컴퍼니도 같은 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487억 원 영업이익 137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9%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0.1% 감소했다. 직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9%, 85.6% 올랐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한 수치로, 미국 관세 부담이 있었음에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KB증권은 ▲ASP(평균판매단가) 인상 ▲고무 등 원재료 가격 하락 ▲유럽 지역 수요 회복이 관세 부담을 상쇄한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은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9.7% 상향한 1조 9000억 원으로 제시했으며, 2026년에는 2조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이번 실적 개선이 단순한 가격 인상 효과를 넘어, 가격·수량·원가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러나 조현범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경영 안정성과 향후 투자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총수 부재가 중장기 투자 계획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조 회장이 구속 전 주도했던 한온시스템 인수와 프리미엄 전략 등은 안종선·이상훈 공동대표 체제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타이어 업계의 대규모 설비투자 경쟁 속에서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친환경 타이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선제적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하지만 조 회장의 부재로 대규모 자본투자가 지연될 경우, 내후년 이후 글로벌 경쟁력 유지가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관세 부담을 극복하며 가격·수요·원가의 동반 개선으로 고수익 구조를 입증했다”면서도 “책임 경영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 향후 글로벌 경쟁사 대비 투자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 회장 측은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에 대한 자금 대여가 내부 절차와 담보 확보를 전제로 한 합법적 경영 판단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조 회장이 계열사 자금을 리한에 50억 원 대여하면서 적절한 담보 확보나 회수 조치를 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조 회장 측 변호인은 “한국프리시전웍스(HPW)를 통해 이뤄진 50억 원 대여는 법무 검토와 내부 승인 절차를 거친 합법적 결정이었다”며 “실무진도 충분한 검토 끝에 채권 회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조 회장에게 보고했다”고 반박했다.

조 회장은 당시 “문제가 있으면 진행하지 말라”, “기한 내 상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계약서에는 화성공장에 대한 최우선매수권과 상계 특약이 포함돼 있었으며, 리한이 변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HPW가 공장을 200억 원에 매수하고 원리금과 상계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었다.

감정평가에 따르면 이 공장의 가치는 2022년 11월 205억 원, 2025년 7월 기준 239억 원 수준이었다. 새마을금고의 1순위 채권 약 100억 원을 제외하더라도 100억 원 이상 잔여 가치가 남는 담보 구조였다.

리한은 2023년 2월까지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70억 원 이상을 전액 상환했다. 실적도 2019~2020년 적자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2021년 영업이익 약 20억 원, 2022년 매출 317억 원(영업이익률 7.2%)을 기록했다. 채용 플랫폼 ‘캐치’에 따르면 2024년 기준으로는 매출 361억 원, 영업이익 54억 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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