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지조사 강공 드라이브 한 발 빼...투기 아니면 처벌 않기

이수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8 14:31:36

[HBN뉴스 = 이수준 기자] 농지 전수조사 논란이 끊이지 않자 정부가 한 발 빼는 형국이다.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경미한 불법 임대차·소유에 대해선 기존 고수해 온 입장인 농지은행에 임대·관리권을 위탁하지 않더라도 처분하지 않기로 했다. 

 

또 처분 ‘유예’라는 표현 때문에 언젠가는 다시 정부가 땅을 빼앗을 수 있다는 농민들 공포가 계속되자 경미한 위반은 ‘처분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농지 전수조사 후속 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8일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농지 전수조사 후속 조치로 처분에서 제외할 농지의 5개 유형을 구체화하고, 이들 농지를 적법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특례기간을 두는 내용의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당정협의회에서 투기 목적이 아닌 농지법 위반 사항을 일괄적으로 처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내놓았다. 

 

우선 정부는 상속으로 농지를 물려받은 사람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거나 소유 상한을 초과하는 등의 문제가 조사에서 확인되더라도 특별조치법에 따라 처분하지 않고, 향후 제도 개선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고령으로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워 이웃이나 친척에게 농지를 맡기는 관행적 임대차도 처분 대상에서 빠진다. 이런 임대차는 구두 약속이나 수확물 일부를 건네받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현행법상 적법한 임대차인지 입증하기 어렵다.

 

정부는 허용 요건을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조사 결과만으로는 처분하지 않기로 했다. 종중이나 사찰 소유 농지처럼 소유관계가 복잡한 농지도 처분 대상에서 제외한다. 맹지나 영농 여건이 좋지 않은 농지도 제외한다. 농업용 창고나 간이 농산물 처리시설 등이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설치된 경우에도 단순히 조사에서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는 이유만으로 원상회복 조치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관행적 임대차는 특례기간에 서면 계약을 체결하면 현행 규정상 임대 허용 요건을 충족하는지와 관계없이 계약기간 동안 적법한 임대차로 인정한다. 미허가 시설도 다른 법령상 요건을 충족하고 사전에 농지전용 허가 등을 신청할 수 있었다면 사후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농업진흥지역에서 금지된 시설 등은 제외된다. 지목과 실제 이용 현황이 다른 토지도 특례기간에 신청하면 지목을 바꿀 수 있다.

 

농지은행의 매입·수탁 범위를 넓혀 내년도 예산 증액을 국회와 협의하고, 매입 대상을 진흥지역 농지 위주에서 농업 활용이 가능한 비진흥지역 농지까지 확대한다. 농지은행에 위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분하지는 않는다.

 

농식품부는 특별조치법을 10월 중 발의하고 연내 국회 절차를 마무리하는 한편, 조사 결과를 반영한 농지법 개정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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