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이지희 기자] LG전자가 선점하고 있는 국내 가전 구독 시장에 삼성전자가 가세해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갖춰진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사업부·VD(영상디스플레이)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5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늘었다. 하지만 경쟁사인 LG전자의 생활가전·TV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6347억원과 비교해 1.6배 낮은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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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AI 가전 제품. [사진=삼성전자] |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수요 둔화에 직면한 가전시장에서 LG전자와의 격차를 줄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돌파구로 오는 12월 중 가전 구독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가전제품의 경우 판매 단가가 높고 교체 주기가 최대 10년 정도인 만큼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려운게 현실이다. 하지만 가전 구독 서비스는 초기 구입비용 부담 없이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프리미엄 가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정기 케어 서비스와 여러 가전을 동시 구독하면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최근 1인 가구와 젊은층 사이에서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0조원 수준이었던 국내 가전 구독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가 지난달 공시한 3분기까지 구독 사업 누적 매출은 1조2386억원으로, 전체 가전 매출 가운데 20%를 넘어섰다.
지난 2009년 정수기 렌털 사업을 시작한 이후 품목 확대와 관리 및 제휴 서비스를 통해 구독 사업을 강화해온 LG전자는 지난해 생활가전뿐 아니라 냉장고·세탁기·TV 등 대형가전 구독을 본격화하며 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2월 가전 구독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자사 TV 제품인 ‘더 프레임’에 예술 작품 구독 서비스 ‘삼성 아트 스토어’를 도입하고, 가전·모바일 구매 당일 배송·설치가 가능한 ‘오늘보장’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차별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내 VD사업부의 구독 관리 서비스 경력직원과 구독 비즈니스 한국 총괄 경력직을 채용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전국 삼성스토어 12개 지점에서 가전 구독 서비스의 시범 운영을 시작해 현재는 AI 가전 위주로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대형가전뿐 아니라 노트북과 스마트폰 제품까지 선택의 폭을 넓혀 서비스를 제공하고, 삼성카드·삼성생명 등 계열사와 연계해 할인혜택을 제공하거나 기존 운영 중인 삼성케어플러스를 접목시켜 가전 구독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양 사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구독 경제 트렌드에 맞춰 해외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9년 말레이시아에 정수기 구독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부터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의 제품을 구독할 수 있는 ‘LG 렌트업’을 선보였고, 조만간 인도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국내 사업 안착에 이어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대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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