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분기 반도체 영업익 3.86조원…4분기 엔비디아 ‘HBM’ 공급 기대

이지희 / 기사승인 : 2024-10-31 15:10:06
  • -
  • +
  • 인쇄

[하비엔뉴스 = 이지희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에서 3조8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4조원 초반대의 시장 전망치를 크게 못 미치는 결과로, PC와 모바일 수요 회복 지연에 따른 재고 조정과 중국 공급사들의 레거시(범용) D램 공급 증가로 가격 하락 압박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이 지연된 탓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다만,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적자폭 확대 등을 감안하면 메모리사업은 시장 전망치보다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7.37% 증가한 9조183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79조9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5% 증가해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 2022년 1분기(77조7800억원) 실적을 뛰어넘었다. 순이익은 10조1009억원으로 72.84% 늘었다.

부문별로 보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3분기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또 메모리 사업은 AI와 서버용 수요에 대응해 HBM과 DDR5와 서버용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지만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40% 이상 줄었다.

시스템LSI는 재고 최소화 등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일회성 비용 증가로 실적은 하락했고, 파운드리는 모바일 및 PC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한 가운데 설비투자 등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 하락을 보였다.

최근 삼성전자는 평택 제4공장(P4)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2공장 발주를 연기하고, 평택 P2·P3 공장의 생산장비 가동률을 하향 조정하는 셧다운을 진행하며 적자 확대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통해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는 1조원대 중후반으로 추정돼 메모리 사업부의 이익은 최대 7조원으로 예상된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매출 44조9천900억원, 영업이익 3조3천700억원을 기록했다. 또 모바일경험(MX)은 스마트폰·태블릿·웨어러블 신제품 출시로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했다. 

이날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전략마케팅 실장(부사장)은 “3분기에는 근원적인 사업 체질 강화를 목표로 반도체 선단 및 고부가 제품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데 주력했다”며 “내년은 HBM 등을 우선해 이미 보유한 첨단공정 가동률을 극대화하고 최선단 R&D의 신규 투자는 수익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D램과 비트그로스(메모리 공급 증가량) 성장세는 제한적일 것이라 내다봤지만 HBM 판매 확대는 자신했다.

김 부사장은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맞춰 HBM3E 개선 과제를 준비 중으로, 내년 상반기에 개선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고객사와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에 HBM 공급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엔비디아가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만큼 4분기 HBM3E 제품 공급에 성공하면 향후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체 HBM 3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성장했다. 또 HBM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에 10% 초중반 수준까지 증가했고, 4분기 HBM3E 비중은 50%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HBM4 개발을 진행 중이다.

김 부사장은 “복수 고객사와 커스텀(맞춤형) HBM 사업화를 준비 중으로, 커스텀 HBM은 고객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베이스 다이 제조와 관련된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내외부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경우 타이완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 요구에 따라 TSMC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