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트랙 생산체제'로 반사이익
[HBN뉴스 = 이동훈 기자] AI 열풍과 HBM(고대역폭메모리) 집중 투자가 오히려 범용 D램 시장의 ‘공급 파동’을 불러왔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고부가 제품에 생산라인을 몰리면서, 범용 D램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가격 반등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3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9월 기준 글로벌 D램 3사의 평균 재고는 약 3주 수준으로, 7월 초 5주 대비 33% 급감했다. 이는 적정 수준(4~6주)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4분기까지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신규 설비 투자 대부분이 HBM으로 집중되면서, 범용 D램 생산능력은 사실상 정체 상태에 놓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AI 데이터센터 중심의 수요가 서버 D램, GDDR7, LPDDR5X, eSSD 등 전 영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내년 D램 수요 증가율(17%)이 생산 증가율(15%)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CXMT의 DDR5 양산이 늦춰진 점도 공급 확대 속도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같은 공급 파동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가장 큰 수혜주로 꼽힌다. 두 회사 모두 HBM과 범용 D램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투트랙’ 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 변동에 따른 공급 조절이 가능하다.
특히 삼성전자는 범용 D램 비중이 높고, 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이어서 ‘양방향 실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D램 부문 영업이익의 급증이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하면서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53.4조원, 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6%, 43% 증가한 수준으로, 양사 합산 영업이익은 109.4조원으로 전년 대비 53% 확대될 것으로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급 파동을 단순한 일시적 수급 왜곡이 아닌, 메모리 산업의 구조 전환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BM 집중이 낳은 역설적 공급 부족이 범용 D램 가격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삼성과 하이닉스 모두 생산 밸런스를 조정할 수 있어 이익 탄력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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