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금침(金鍼)'의 대가 백병찬 박사가 말하는 …"임상 사례와 과학적 검증 사이"

이정우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1 11:56:51
  • -
  • +
  • 인쇄
-불치병 환자도 문을 두드린다…희망과 신중함의 공존
-현대의학의 한계 지점에서 주목받는 한의학적 시도

[HBN뉴스 = 이정우 기자]  21세기 한의학의 이단(異端) 혹은 가능성, ‘금침의 대가’ 백병찬 박사를 만났다. 현대의 침술인 한의학은 5,000년 역사를 거쳐 검증된 고유의 의학으로, 현대에 이르러 표준화와 과학화가 진행 중에 있는 가운데 “불치병 환자 환영합니다.” 의료 현장에서 이 문구는 도발적이다. 

 

과학과 검증을 생명으로 하는 현대의학의 기준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백병찬 박사
서울의 한 진료실 앞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발길이 이어진다. 파킨슨병, 부정맥, 통풍, 만성 두통, 관절염, 좌골신경통, 척추관 협착과 디스크 질환 등—현대의학으로는 ‘관리’의 영역에 머무는 환자들이 마지막 희망처럼 찾는 곳. 그 중심에 '금침(金鍼)'을 들고 선 인물이 있다. <본지>는 한의학의 변방에서 묵묵히 이름을 쌓아온 백병찬 의학박사를 만나봤다.

 

백 박사의 진료법은 단순하다. 그러나 단순하다고 해서 가볍지는 않다. 그는 침의 재료로 금을 택한다. 수천 년 침구학의 역사에서 금침은 기록으로만 존재해 왔고, 실제 임상에서 체계적으로 사용한 사례는 드물다. 그는 “재료가 바뀌면 자극의 성질이 달라진다”는 전통 침구 이론에 기초해, 금의 물성과 생체 반응에 주목해 왔다고 말한다. 과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은 아직 논란속에 가설의 영역에 머물러 있지만, 그가 제시하는 임상 사례들은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실제로 공개된 영상과 증언에는 파킨슨병 환자가 보행과 운동 기능의 개선을 호소하거나, 90대 고령 환자가 금침 시술 후 지팡이를 내려놓았다는 장면이 등장한다. 해외 환자의 사례 역시 다수 공유되고 있다. 다만 이 지점에서 의학계 전문가는 반드시 질문을 던진다. 이것이 ‘치료’인가, ‘증상 완화’인가. 자연 경과나 플라시보 효과는 배제되었는가. 표준화된 평가 지표는 무엇인가.

 

백 박사는 이러한 질문을 회피하지 않는다. 그는 “모든 사례는 관찰의 출발점일 뿐”이라며, 무분별한 일반화를 경계한다. 다만 그는 분명히 말한다. “현대의학이 아직 답을 내리지 못한 영역이 있다면, 한의학 역시 그 질문 앞에 서야 한다.” 그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한다. 금침은 만병통치의 비법이 아니라, 기존 치료로 한계를 겪는 환자에게 제시하는 또 하나의 접근이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백 박사가 강조하는 ‘운동’이다. 그는 자신의 치료 공간을 ‘만병통치운동원’이라 부르며, 침 시술 이후 환자에게 능동적 움직임을 요구한다. 침이 신경계와 근골격계의 반응성을 ‘깨운다면’, 운동은 그것을 ‘학습시키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재활의학과 신경가소성 이론과도 맞닿아 있다. 한의학적 언어로 풀어낸 설명이지만, 현대의학과의 접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금침의 효과를 입증할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장기 추적 관찰, 객관적 지표에 근거한 논문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백 박사 역시 이를 인정한다. 그는 “임상의 축적이 연구로 이어져야 한다”며, 학계와의 공동 검증을 공개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이는 자칫 신비주의로 흐를 수 있는 대체의학의 함정을 피하려는 태도로 읽힌다.

 

의학은 늘 경계 위에서 발전해 왔다. 오늘의 표준 치료 역시 어제는 이단이었고, 임상 현장의 작은 관찰에서 출발했다. 중요한 것은 검증을 향한 태도다. 백병찬 박사의 금침은 아직 ‘정답’이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존의 틀로 설명되지 않는 환자들의 변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를 외면할 것인가, 아니면 냉정한 검증의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는 의료계 전체의 과제로 보여진다.

 

다만 백 박사의 '불치병 환자를 환영한다'는 문구는 위험할 수 있다. 동시에 절박한 환자에게는 절실한 언어이기도 하다. 21세기 한의학의 한복판에서, 금침을 든 한 임상의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아직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백병찬 박사의 진료실 앞에 늘어선 환자들의 발걸음은, 그 질문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또 이 진료 현장의 이면에는 또 한 사람의 조용한 역할이 있다. 백병찬 박사의 금침 진료가 이루어지는 ‘개운만병통치운동원’의 실무 전반을 총괄하는 장서연 국장이다.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서 그의 이름이 전면에 드러나는 일은 거의 없지만, 현장을 아는 이들은 “진료가 원활히 작동하도록 보이지 않는 손으로 시스템을 지탱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장 국장은 환자 상담 일정 조율부터 치료 과정 전반의 관리, 고령·중증 환자에 대한 동선과 안전 점검까지 폭넓은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파킨슨병이나 만성 통증 환자처럼 장기 치료가 필요한 이들의 경우, 진료 외적인 관리가 치료 지속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작지 않다. 의료 현장에서는 종종 ‘치료는 의사가 하지만, 치료가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은 시스템’이라는 말이 통용된다. 이곳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대체의학이나 보완의학 영역일수록 진료 외적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다”며 “환자의 기대를 과도하게 부풀리지 않으면서도,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안과 혼선을 줄이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장 국장은 이러한 균형을 현장에서 실무적으로 구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그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치료의 한계와 주의사항을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기존 병원 치료를 중단하거나 대체하지 않도록 안내하는 데 신경을 쓴다고 한다. 이는 앞서 의료계가 제기한 우려—검증되지 않은 치료로 인한 표준 치료 지연 가능성—를 최소화하기 위한 현장 차원의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백병찬 박사가 임상의로서 금침 치료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면, 장서연 국장은 그 탐구가 무리 없이 이어지도록 현실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화려한 임상 사례 뒤편에서 환자의 대기 시간, 상담의 언어, 치료 이후의 일상 관리까지 챙기는 일은 기사화되기 어렵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결코 가볍지 않은 요소다.

 

의학은 개인의 역량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특히 논쟁적 치료일수록, 그 주변을 지탱하는 책임 있는 운영과 절제된 관리가 신뢰의 토대가 된다. 개운만병통치운동원에서 장서연 국장이 맡고 있는 역할은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다. 환자에게는 잘 보이지 않지만, 치료의 연속성과 안전을 떠받치는 또 하나의 축이다.

    [저작권자ⓒ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