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법인, 중복상장 논란 속 14일 현지 증시 상장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5-10-02 12:25:11
  • -
  • +
  • 인쇄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로부터 승인
지분 15% 매각...최대 1.8조원 조달

[HBN뉴스 = 홍세기 기자] LG전자가 인도법인을 14일 현지 증시에 상장하면서 최대 1조 835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LG전자는 2일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아 지분 15%(1억 181만 5859주)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LG전자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주당 공모가는 1080루피(약 1만 7000원)에서 1140루피(약 1만 8000원) 사이로 설정됐으며, 처분 예정일은 13일, 최종 상장일은 14일로 확정됐다.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결정될 경우 LG전자 인도법인의 기업가치는 최대 12조원 이상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인도 증시에 상장된 주요 가전업체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월풀 인도법인의 시가총액은 약 2조 4000억원, 인도 타타그룹 계열의 볼타스는 약 7조 2000억원 수준이다.

◆ '중복상장' 논란 확산...모회사 주주가치 희석 우려
 

하지만 이번 상장을 둘러싸고 중복상장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의 기업가치 12조원은 코스피에 상장된 모회사 LG전자의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미 모회사 주가에 자회사 지분 가치가 100% 반영된 상황에서 인도법인이 독립적으로 상장되면 모회사 지분가치가 할인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국내 소액주주들은 인도법인의 성장 과실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더블카운팅이라는 구조적 모순 속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올해 7월 시행된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가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된 상황에서 이번 IPO가 모회사 주주 권익을 침해하고 성과를 해외 투자자에게만 넘기는 구조라면 LG전자 경영진은 법적·윤리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LG전자 "미래 성장 투자로 중복상장 논란 해소"
 

중복상장 논란에 대해 LG전자 측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와 한국 시장의 투자자가 달라 자금 유출 우려가 없고, 인도 IPO가 100% 구주매출 형태인 만큼 조달 금액이 고스란히 국내 본사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조주완 LG전자 CEO도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에 그치지 않고 인도 고객에게 사랑받는 국민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다"라며 "현지 시장에서의 높은 브랜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LG전자는 "인도법인 상장이 LG전자 본사의 주주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도록 5~10년 뒤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의 투자를 단행해 중복상장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분투자나 인수합병(M&A) 등 미래 성장 차원의 투자여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확보자금 일부는 주주가치 제고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시장 공략 본격화…15억 인구 겨냥
 

LG전자는 인도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조주완 CEO는 경제 안정성과 성장성 관점에서 인도가 독보적이라며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인도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매출은 2조 2829억원, 순이익은 209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 등 주요 가전 시장 점유율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인도의 주요 가전 보급률은 냉장고 40%, 세탁기 20%, 에어컨 10% 수준에 머물러 있어, 14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LG전자는 현재 노이다, 푸네에 이어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3번째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6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은 지분투자나 M&A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될 예정이며, 자금의 일부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도 사용될 계획이다.

    [저작권자ⓒ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