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기업가치 훼손 임원 재선임에 ‘반기’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3-01-31 15: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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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홍세기 기자] 국민연금이 기업 가치 훼손 이력을 가진 임원들의 재선임에 반기를 들었다. 이에 대해 포스코와 KT 등 CEO 재선임을 앞둔 기업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동섭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장은 지난 30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 세미나에 참석해 소유 구조가 여러 주주에 분산된 기업의 임원 재선임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 국민연금. [사진=연합뉴스]

 

이날 이 실장은 “해당 임원의 재무적·전략적 실적 등을 당연히 고려하지만, 이것 뿐 아니라 횡령, 배임, 부당지원, 사익편취 등 자본시장법상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는 후보들에 대해 의결권을 통해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횡령이나 비자금, 뇌물, 불완전 판매, 서비스 장애 등 다양한 부정행위들이 있음에도 직위가 유지되면서 CEO·회장 등을 연임하는 지배구조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국민연금도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포스코, KT 등 소유분산 기업들이 CEO 선임 과정에서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실장은 “CEO에 대한 견제 기능이 상실된다든지 실효성 있는 CEO 승계 정책을 수립하지 않는 등 후계자 양성을 도외시하며, 현직 CEO가 스스로 연임하는 문제 등이 불거진 것으로 안다”라며 셀프연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 실장은 특히 “국민연금 펀드 수익률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수준이 향상돼야 하고, 국민연금도 이에 상응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다”라며 “국민연금이 가진 총 자산의 약 48% 정도가 국내 자산으로 구성돼 있고, 기업 지배 구조 수준 하락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에 앞서 국민연금은 그간 KT·포스코 등 소유분산 기업의 임원 선임 과정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 실장은 “국민연금이 지난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후 중점 관리 중인 사항 5가지 가운데 4가지가 지배구조와 관련된 것이다”라며 “이와 관련 기업과 대화(engagement)가 2019년 138건에서 최근 240여건으로 강화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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