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첫 서울 전역 규제지역·토허구역 지정...경기도 12곳

정재진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5 10: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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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출범 넉 달만에 세 번째 대책, 초강력 수요억제 카드 제시
국무총리 산하 불법행위 감독기구 신설, 주담대 규제도 대폭 강화

[HBN뉴스 = 정재진 기자] 정부가 최근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의 집값 과열에 대응하고자 헌정 사상 처음으로 서울 전역은 물론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불과 넉 달도 되지 않아 나온 세 번째 부동산 대책으로 6·27 대출규제와 9·7 공급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가파른 상승세와 갭투자(전세 낀 매매) 과열에 유례 없는 초강경 수요 억제 카드가 등장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후 세 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 왼쪽부터 임광현 국세정창,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국무조정실·국세청은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이 서민 주거 안정을 위협하고 경제 활력을 저해한다고 보고 선제적 수요관리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존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와 함께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와 경기도 12개 지역(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규제지역으로 추가했다. 규제지역 지정 효력은 당장 16일(내일)부터 발생한다.

 

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종전 70%에서 40%로 강화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도 40%로 축소돼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자금 마련이 어려워진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양도소득세 중과, 분양권 전매 제한, 청약 재당첨 제한 등 불이익도 받는다.

 

이들 규제지역은 갭투자 수요를 차단하고자 2년 실거주 의무가 발생하는 토허구역으로도 동시에 묶인다. 해당 지역 아파트 및 '동일 단지 내 아파트가 1개 동 이상 포함된 연립·다세대주택'이 대상이다. 지정 기간은 이달 20일부터 내년 12월31일까지로, 정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부동산 관련 금융규제도 대폭 강화해 부동산 시장으로 과도한 유동성 유입 차단에 나선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는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현행 6억원에서 4억원으로,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낮아진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지금과 같은 6억원 한도다.

 

아울러 이들 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스트레스 금리를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하고, 1주택자가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임차인으로 전세대출을 받을 때 이자 상환분을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한다. 이는 1주택자가 소유한 주택의 지역과 무관하게 적용된다.

 

지난달 발표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 상향(15%→20%) 조치는 애초 예정된 시행 시기였던 내년 4월에서 앞당겨 내년 1월부터 조기 시행한다.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 과세 형평 등을 감안해 연구용역,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논의 등을 거쳐 보유세·거래세 조정, 특정 지역 수요 쏠림 완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등을 검토한다는 원론적 계획을 제시했다.

 

부동산 거래 관련 불법행위와 투기수요 유입 근절을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부동산 불법행위 감독기구를 설치해 현재 소관 부처들이 각기 담당하는 불법행위 관련 조사·수사의 기획·조정을 맡기고 자체적으로 수사조직을 운영한다. 

 

정부는 이런 규제책과 더불어 앞서 발표한 9·7 대책의 공급 효과를 국민이 조속히 체감하도록 주요 후속조치를 연내 추진할 계획이다.

 

노후청사, 국공유지 등을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을 마련해 주요 후보지를 함께 발표할 예정이며, 서울 우수 입지에 있는 노후 영구임대주택 재건축을 위한 주요 단지별 사업계획안도 마련한다.

 

또 도심 내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주거형 오피스텔 등 신축매입임대 7000가구 모집공고를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며, 서울 성균관대 야구장과 위례업무용지는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 부지 매입 절차를 진행하는 등 서울 내 4000가구 공급에 속도를 붙인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주택시장 안정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국민들의 내집 마련과 주거 안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주택시장 안정을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로 두고 관계부처가 총력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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