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성 확대 ‘노란봉투법’ 향후 변수 부상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넥슨이 사상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구조 전반을 재정비하는 ‘체질 개선’에 나섰다. 비용 통제와 프로젝트 선별을 중심으로 한 효율화 전략을 공식화했지만, AI 도입과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고용 안정성과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넥슨 일본법인은 지난달 31일 개최한 ‘자본시장 브리핑(CMB)’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핵심 지식재산권(IP)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프로젝트를 과감히 정리하고, 전반적인 지출 관리를 타이트하게 가져가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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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넥슨 네오플 노조가 서울 강남구 네오플 서울지사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연 모습. [사진=연합뉴스] |
이날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은 넥슨이 지난해 4조 5000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인건비, 플랫폼 수수료, 인프라 개발비, 간접비 등의 상승으로 수익성이 압박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 보기 좋은 수치를 내놓기보다 먼저 구조를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며, 당초 내세웠던 ‘2027년 매출 7조 원’ 목표 달성을 위해 수익성 개선과 효율적인 비용 관리 체계를 확립하는 구조적 변화를 선언했다.
방향성은 단순한 비용 감축이 아닌 ‘구조의 재설정’이다. 뚜렷한 해답이 없는 부문은 축소하고 직접 연관성이 떨어지는 신규 인력 증원은 승인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쇠더룬드 회장은 임직원들의 노고를 높게 평가하며 “해고는 전혀 계획에 없다”고 인위적인 인력 감축 가능성에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종합하면, 직접적인 구조조정 대신 신작 파이프라인 재정비와 자체 AI 이니셔티브인 ‘모노레이크’ 도입을 통해 조직 내 생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고용 안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AI가 픽셀 아트 등 일부 반복 작업을 대체하고 프로젝트 단위의 인력 재배치가 진행되는 과정이 자칫 실무진들에게는 고용 불안 요소로 체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넥슨 노조가 프로젝트 중단 시에도 개발자들의 고용 승계를 이끌어내며 업계의 고용 안정성을 주도했던 만큼, 변화된 환경 속에서 새로운 배치처를 찾지 못할 수 있는 인력들에 대한 사측의 구체적인 안전망 확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비용 통제와 인력 효율화 기조 속에서, 글로벌 호실적에 따른 성과 보상 방식은 노사 간 이견이 가장 극명하게 노출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5개월간 이어졌던 네오플 장기 파업은 결국 11월 기본급 평균 400만 원 인상, 복지포인트 110만 포인트 추가, 제주 주거지원금 인상 등의 조건으로 잠정 합의되며 마무리됐다.
당초 노조는 영업이익의 4%를 일괄 지급하는 수익배분금(PS) 제도화를 요구했으나 관철되지 않았다. 오히려 파업 과정에서 사측이 별도로 제시했던 ‘목표 달성형 스팟 보너스(최대 3300만 원)’ 제안을 노조 측이 수용하지 않으면서, 조합원들은 파업 장기화에 따른 임금 손실에 더해 대규모 보상 기회까지 놓쳤다는 불만에 직면했다.
파업 피로감이 누적되며 다수 인원이 노조를 탈퇴했고, 기존 넥슨 지회 산하 분회에서 별도 네오플 지회로 독립하는 등 조직 재편을 겪으며 현재 노조의 투쟁 동력 자체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장 작년과 같은 강경한 파업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는 셈이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의 사용자성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향후 성과급 산정 기준이나 예산, 인사 평가 등에 모기업인 넥슨코리아가 실질적으로 관여했다고 노동위원회나 법원이 판단할 경우, 네오플 노조가 넥슨코리아를 직접적인 교섭 대상으로 삼아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추진하는 글로벌 IP 확장과 AI 혁신은 결국 핵심 개발 인력들의 자발적인 동력이 필수적”이라며 “직원들과의 세밀한 소통 리더십이 넥슨의 장기적인 글로벌 도약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본지는 넥슨 측에 수차례 전화를 시도하고 문자 및 메시지로 질의서를 남겼으나, 어떠한 입장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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