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맹본부 관계회사 대여금·대출조건 점검 강화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명륜당의 대부업 이자장사 논란을 계기로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대출 심사와 사후관리가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5월 가맹본부의 관계회사 대여금까지 살피도록 정책대출 관리 기준을 강화한 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명륜당의 부당지원 행위에 대한 제재를 결정하면서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명륜당은 2023년 1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산업은행에서 운영자금 명목으로 약 790억원을 연 3~4% 금리에 대출받았다. 이 자금이 오너 일가 대부업체로 직접 흘러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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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륜진사갈비 운영사 명륜당의 대부업 논란 이후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대출 심사와 사후관리 기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명륜진사갈비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
공정위는 당시 명륜당의 현금성 자산이 40억~12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 등을 토대로 외부에서 조달한 저리 자금이 회사의 전체 자금 운용 여력을 높였을 가능성을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언급했다.
공정위가 확인한 것은 명륜당과 오너 일가 대부업체 사이의 별도 자금지원 구조다. 명륜당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대부업체 14곳에 연 2.3% 또는 4.6% 금리로 누적 2983억원을 빌려줬다. 공정위는 이들이 독립적으로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했다면 연 8.73~13% 금리를 부담했을 것으로 보고 저리 지원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약 217억원으로 산정했다.
대부업체들은 가맹점주와 창업희망자에게 연 12~18% 금리로 자금을 빌려줬다. 명륜당은 가맹점주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대신 변제하기로 약정해 대부업체의 대손 위험도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부당지원 행위에 과징금 104억7200만원을, 허위·기만적 정보 제공에 44억원을 각각 부과하기로 했다. 과징금은 모두 잠정 금액이다. 명륜당과 이종근 회장은 고발하기로 했다.
명륜당은 28일 입장문에서 “이번 공정위 의결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일부 판단에 대해서는 해당 제도의 도입 취지와 실제 운영 과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자금지원 제도는 초기 창업 및 리뉴얼 과정에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가맹희망자와 가맹점주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해 온 제도”라고 설명했다. 공정위 의결서의 구체적인 판단 내용과 근거를 검토한 뒤 필요한 법적 절차를 통해 “관련 판단과 제재 수준의 적정성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구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대부업체들의 신규 대출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명륜당에 따르면 14개 업체는 2025년 12월 대부업 등록증을 반납했고 같은 달부터 기존 가맹점 대출 금리도 연 12~18%에서 4.6%로 낮췄다.
금융위원회와 공정위는 지난 5월 명륜당 사례 등을 토대로 정책자금을 이용한 가맹본부의 고금리 대출 구조를 차단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내놨다.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신규 대출·보증 심사와 용도 외 유용 점검, 만기 연장 과정에서 본사와 관계회사의 가맹점 대상 대여금 보유 여부와 금리·조건, 대여금 증감 등을 확인하도록 했다.
신규 정책대출이나 보증을 취급할 때는 가맹본부와 관계회사의 대여금 내역에 대한 대표이사 자필 사실확인서도 받는다. 가맹점 대상 고금리 대출 등 부적절한 여신이 확인되면 신규 정책대출·보증이나 기존 자금의 만기 연장을 제한하고 분할상환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문제가 된 여신 구조를 해소한 경우에는 제한 대상에서 제외한다.
명륜당 논란 이전부터 은행권의 프랜차이즈 전용대출은 줄어드는 추세였다. 김남근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프랜차이즈론 취급액은 2021년 773억3800만원에서 2024년 397억9900만원으로 48.5% 감소했다. 다만 프랜차이즈론은 주로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전용대출로, 가맹본부에 공급되는 정책금융과는 대상이 다르다.
금융권 관계자는 “명륜당 사례 하나라기보다 최근 금융권 사고가 이어지면서 투명성과 내부통제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며 “대출 심사와 사후관리에서도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쪽으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명륜당은 산업은행 등을 포함한 금융권 차입금을 올해 4월까지 모두 상환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정책금융기관이 가맹본부의 가맹점 대상 대출과 관계회사 거래를 보다 촘촘히 살핀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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