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반값 엔화' 후폭풍...거래 취소 적정성 논란 지속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4 11:12:56
거래지시대로 체결했는데, 고객 동의 없는 정정 놓고 금감원에 민원
전자금융거래법 '거래지시대로 이행됐는지' 여부가 법리 검토 쟁점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토스뱅크가 자체 시스템 오류로 잘못 고시한 환율로 체결된 고객 거래를 사후 취소·환수한 조치를 두고 책임의 형평성을 묻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고객이 은행이 제시한 환율을 보고 주문했고 시스템이 그대로 거래를 체결했다면 이를 전자금융거래법상 ‘오류’로 보고 은행이 일방적으로 되돌릴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금융당국도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토스뱅크의 엔화 환전 사고가 전자금융거래법상 오류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법리 해석을 요청했다. 토스뱅크에서 별도의 입금 오류가 다시 발생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지난 3월 환전 사고에 대한 법리 검토도 진행 중이다.

 

 토스뱅크  [사진=HBN뉴스]

 

사건은 지난 3월 10일 발생했다. 토스뱅크 앱에서 당시 100엔당 930원대였던 엔화 환율이 오후 7시29분부터 약 7분간 472원대로 표시됐다. 정상 환율의 절반 수준이었다. 자동매수를 설정해 둔 고객뿐 아니라 환율 급락 알림을 받은 뒤 직접 접속해 엔화를 산 고객의 거래도 실제 체결됐다.

토스뱅크가 이후 공시한 금융사고 금액은 276억6129만5000원이다. 토스뱅크는 잘못 표시된 환율로 이뤄진 거래를 모두 취소하고 보유 엔화를 회수하는 조치에 나섰다. 이미 엔화를 송금하거나 결제·출금한 고객에 대해서는 외화통장이나 원화통장 잔액을 통해 환수했다. 공시일 기준 손실 예상 금액은 약 12억5000만원으로 추산됐다.

토스뱅크는 당시 전자금융거래법 제8조 제3항과 전자금융거래기본약관 등을 근거로 거래를 정정·취소했다. 고객의 별도 동의는 받지 않았다. 이후 오류 시간대 거래 고객에게 현금 1만원씩을 지급하고 환율 고시 시스템의 검증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접수된 관련 다수 소비자민원에서는 고객의 거래지시와 실제 체결 결과가 일치한 만큼 이를 전자금융거래법상 ‘오류’로 볼 수 있는지를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금융거래법은 ‘오류’를 이용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전자금융거래가 계약 또는 이용자의 거래지시에 따라 이행되지 않은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8조는 금융회사가 스스로 오류를 인지했을 경우 이를 조사·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민법 제109조는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으면 취소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그 착오가 의사표시를 한 사람의 중대한 과실에서 비롯된 경우에는 취소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민법상 착오 취소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도 있다. 대법원은 2023년 금융투자회사가 파생상품 거래 시스템에 설치한 소프트웨어의 이자율 계산 설정값을 잘못 입력해 시장가격과 다른 가격으로 다수의 거래가 체결된 사건에서, 금융투자회사 측 착오가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고 상대방이 이를 알고 이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착오를 이유로 거래를 취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당 사건은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에서 이뤄진 거래로, 은행의 환전 거래인 이번 사안과는 거래 구조와 적용 법률이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2022년 토스증권에서 원·달러 환율이 잘못 적용됐을 당시에는 낮은 가격에 달러를 매수해 환차익을 얻은 고객의 이익을 별도로 회수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

최근 관련 보도 댓글에서도 책임의 형평성을 묻는 반응이 나왔다. 한 이용자는 토스뱅크의 환율 표시 오류로 체결된 거래는 취소하면서, 반대로 고객이 환율을 잘못 판단해 거래한 경우에도 같은 기준으로 취소를 인정하느냐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은행의 시스템 오류와 고객이 스스로 환율을 잘못 판단해 거래한 경우는 법적 성격이 같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관련 소비자 민원과 이용자 반응에서는 금융회사가 제시한 환율을 기준으로 체결된 거래를 사후 취소·환수한 조치의 적정성을 묻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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