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2교대, 4조 2교대 개편 촉구
[HBN뉴스 = 홍세기 기자] 전국 15개 공항의 노동자들이 추석 연휴를 앞둔 10월 1일 오전 6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30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전국공항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전국공항노동자연대가 주도하는 이번 파업에는 총 2800명의 노동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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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외치는 전국공항노동자연대 조합원들 [사진=연합뉴스] |
파업의 핵심 이유는 현행 3조 2교대 근무체계를 4조 2교대로 개편하는 것이다.
현재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은 '주간-야간-휴무'를 반복하는 3조 2교대로 일하고 있어 연속 야간 근무로 인한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노조는 올해 인천공항에서만 6명이 업무 중 사망했으며, 이들 모두 3조 2교대로 인한 연속 야간 근무를 하던 직원들이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공항 정규직 직원들은 이미 4조 2교대를 적용받고 있어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차별이 존재한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 인력 부족과 처우 개선 문제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인천공항 4단계 확장에 따른 필수 인력 충원도 요구하고 있다. 인천공항지역지부의 현장조사 결과, 보안검색 분야를 제외한 3개 자회사에서 전 직종을 통틀어 1339명이 추가로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또한 모·자회사 불공정 계약 근절, 낙찰률 임의 적용 폐지, 인건비 환수 결원정산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와 자회사 간 계약 구조로 인해 인건비와 인력 충원이 제한되고, 출산휴가나 병가 발생 시 인력 보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는 죽음의 연속 야간 노동 근절을 위해 교대근무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수년 전의 약속을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공항공사 모·자회사도 저임금을 강제하는 낙찰률 임의 적용 문제와 인력 쥐어짜기 불공정 계약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 파업 규모와 참여 범위…공항 운영 차질 우려
이번 파업에는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을 포함한 전국 15개 공항(인천·김포·양양·청주·군산·원주·제주·김해·대구·광주·무안·여수·울산·포항경주)과 항공기술훈련원, 한국공항공사 항로시설본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참여한다.
참여 노동자들은 보안검색, 보안경비, 소방안전시설 관리, 전력 및 기계시설 관리, 항공등화, 기계급유, 탑승교, 정보통신, 자기부상열차, 셔틀버스, 셔틀트레인, 터미널운영, 환경미화, 주차단속 및 교통관리 등 공항 운영의 핵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전체 자회사 조합원 6000여 명 중 항공 보안검색요원 2000명과 필수유지업무 인력 1200명을 제외한 약 2800명이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파업이 본격화되면 공항 각 분야별로 평상시 대비 최소 22%, 최대 83%의 인력이 자리를 비우게 되어 항공편 지연과 결항 가능성이 높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 중 최장 11일간 총 110만명이 넘는 여객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파업이 발생하면 대규모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요 예상 영향으로는 출국 수속 지연, 수하물 처리 지연, 대기시간 증가, 셔틀버스 운행 차질, 탑승교 운영 인력 감소, 청소 업무 중단 등이 있다.
국내선의 경우 보안검색과 탑승 수속 담당 인력이 파업에 동참할 경우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지연 운항이 불가피하며, 국제선도 인천공항의 보안검색과 터미널 운영 인력이 부족하면 일부 항공편의 지연이나 결항이 발생할 수 있다.
◆ 공항공사 비상대응체계 가동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파업에 대비해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8월 18일부터 비상대책본부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위탁사업 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양 공사는 자회사와 협력해 필수유지업무 인원과 내·외부 대체인력을 투입해 현장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내요원 투입, 현장 안내문·배너 배치, 공사 홈페이지를 통한 실시간 정보제공 등 안내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공항은 노동조합법에 따라 '필수공익사업'으로 규정되어 파업 등 쟁의행위가 제한된다.
인천공항의 경우 자유무역지역 건축·기계·전기·소방 등 시설관리 30%, 셔틀버스 40%, 교통관리 17%, 여객터미널 안내 20%, 탑승교 78%가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돼 있어, 보안검색 인력 등은 파업이 불가능하고 최소한의 공항 운영은 유지될 전망이다.
◆ 정부와 항공업계 대응
강희업 국토교통부 2차관은 "공항 비상대응체계를 사전에 점검하고, 파업 발생 시 확보한 필수유지업무 인원과 대체인력을 활용해 공항운영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여객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항공업계는 추석 대목을 앞둔 파업으로 인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장 10일에 이르는 황금 연휴 기간 공항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인해 운항 차질이 발생할 경우 승객들의 불만이 항공사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사 간 협상이 결렬될 경우 추석 연휴 기간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공항 이용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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