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강철비2: 정상회담' 분단 현실은 무겁지만, 민족애는 뜨겁다

노이슬 / 기사승인 : 2020-07-24 08: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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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정상회담'은 각 나라를 대표하는자들이 국제 정세를 논하고 신경전과 기 싸움이 계속된다. 사실 우여곡절 끝에 이뤄지는 것이 회담이기에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양우석 감독이 그린 '강철비2: 정상회담'은 소재는 무거울 수 있으나 유쾌하고 감동적이었다. 여기에 분단국가의 현실을 꼬집으며 '통일'의 중요성을 한번 더 짚어냈다.

'강철비2: 정상회담' 초반은 분단된 두 국가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담겼다. 쉽게 말해 국제 정세를 논하는 것만으로도 어렵기에 집중력은 떨어진다. 

 

 

하지만 영화는 세 정상이 본격 잠수함에 잡혀온 뒤부터 몰입감이 고조된다. 잠수함은 좁고 밀폐된 공간이다. 그 중에서도 세 정상에게 주어진 곳은 함장실 하나다. 화장실 하나 침대 하나, 의자 하나뿐인 1인실에 남북미 정상은 가둬진다.

이곳에서도 감독은 남북미를 철저하게 구분지었다. 강대국인 미국은 위풍당당 하지만 무기 앞에선 꼬리를 내린다. 북한은 사실 그들이 잡혀온 잠수함이 조선사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란군에 잡혀왔기에 결코 편치만은 못하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대한민국의 포지션이다. 먼저 양보하고 자신이 희생한다. 불편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감수한다. 그 배경은 오직 '평화 협정 체결'이다.총격전 후 사망한 부하의 안위를 걱정하는 조선사, 무기를 챙기는 스무트, 한경재는 시신을 수습한다.

극한의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세 사람은 하나로 뭉친다. 그러면서 긴장감은 없고 사소한 것으로 유치하게 싸운다. 이런 장면은 양 감독 특유의 풍자와 해학이 담겼다.

여기서도 대통령 한경재는 유치하게 싸우는 두 정상을 설득하려 애쓴다. '너랑 말이 안통하니까 말 안해'라고 토라진 두 정상 속 중립을 지킨다. 하지만 그 모습은 '휴전협정'을 맺었으나 사인할 자리조차도 얻지 못한 대한민국의 현실 같아 씁쓸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정우성, 북 위원장은 유연석, 미국 대통령은 앵거스 맥페이든, 북 호위총국장은 곽도원이 분했다. 유연석과 앵거스 맥페이든의 캐스팅은 소재의 '무거움'을 덜었다면 부함장 역 신정근 배우의 존재감은 영화의 백미다.

부드러운 미소와 다정함을 대표하는 배우 유연석. 그가 그린 '조선사'는 날카로운 눈빛, 올백 헤어스타일, 북한말에 영어 대사 소화, 걸음걸이 하나까지 어느 하나 흠 잡을 데가 없다. '강철비2'로 유연석의 연기 스펙트럼이 더욱 넓어졌음을 실감케 한다. 동시에 '틀'에 박힌 북 위원장 이미지를 깼다.

'브레이브 하트' '이퀄리브리엄', '잃어버린 도시Z', '쏘우3' 등에 출연하며 국내 관객에 얼굴을 알린 앵거스 맥페이든은 한국영화에서 다시 보고 싶어진다. 앵거스만의 유쾌함은 미국의 '자유분방함'을 대변하는 동시 관객들에 웃음을 안긴다.


영화의 주 배경이 되는 잠수함의 디테일은 이야기꾼 양우석 감독이기에 가능한 연출이 아닐까. 내부는 물론 외부, 생활방식까지 디테일의 끝판왕이다. 박진감 넘치고 손에 땀을 뒤쥐게 하는 수중 잠수함 액션만으로도 영화의 한 트랙을 담당했다.
 

남과 북은 분단된 국가이지만 한 민족이다. '통일'을 염원하지만 현 남북 상황은 다시 긴장감의 연속이다. 현실과 맞닿은 듯한 위기 상황 속 남과 북이 의기투합한다. 감독은 관객들에 통일을 해야한다가 아니라 필요성을 강조하며 뜨거운 조국애,민족애를 고취시킨다.

'강철비2: 정상회담'의 러닝타임은 132분.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은 7월 29일이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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