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vs 카카오, 광고·콘텐츠 영역 끝장 승부? 충돌 실체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8 08: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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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콘텐츠·금융까지, '생활 주권'건
형사 고소 전 번진 플랫폼 주도권 쟁탈전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플랫폼 시장의 끝장 승부가 시작됐다. 금융에서 출발한 토스와 메신저에서 출발한 카카오가 이제 광고와 콘텐츠 영역에서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다. 최근 ‘토스 스트림’ 상표 출원과 카카오의 ‘숏폼 탭 논란’은 단순한 기능 확장이 아니라, 한국 디지털 생태계의 주도권을 두고 벌어지는 전면전의 서막으로 평가된다. 


28일 빅테크 업계에 따르면,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난 17일 ‘토스 스트림(Toss Stream)’ 상표를 출원했다. 광고게시판 임대업, 앱 내 광고공간 제공 등이 포함돼 있어, 기존 ‘토스애즈(Toss Ads)’를 넘어선 콘텐츠 피드형 광고플랫폼 진출이 점쳐진다. 


업계는 “토스가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며 “카카오톡의 광고 노출 중심 전략과 달리, 자연스럽게 콘텐츠처럼 소비되는 구조를 택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토스의 가입자 수는 3000만 명,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000만 명을 넘어섰다. 금융 플랫폼의 경계를 넘는 순간, 토스는 메신저·커머스·콘텐츠 등 ‘종합 플랫폼으로 변신이 가능하게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확장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토스는 과감한 서비스 확장을 통해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각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기 전 단계에서 무리하게 속도를 내는 인상이 있다”며 “플랫폼 신뢰도에 대한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스가 금융을 넘어 일상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조짐을 보이자, 이미 생활 플랫폼을 선점한 카카오와의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if(kakao)25’에서 공개한 대대적 개편으로 곤욕을 치렀다. 카카오톡에 피드형 친구탭과 숏폼 영상탭을 도입했지만, 이용자 반발이 거셌다.

광고 수익 확대를 위한 구조 개편이었으나, 메신저 본연의 ‘사적 공간’ 기능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결국 카카오는 연내 ‘숏폼탭’을 분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브랜드 신뢰는 흔들렸다.

여기에 개편을 주도한 홍민택 CPO(전 토스뱅크 CEO를 둘러싸고 “토스식 조직문화가 카카오를 교란시켰다”는 내부 논란까지 번졌다. 급기야 토스 출신 인력 채용 과정에서 코딩 테스트 생략 의혹이 불거지며 ‘편법 영입’ 논란도 뒤따랐다.

토스와 카카오의 신경전은 이미 법적 분쟁으로 옮겨갔다. 토스는 카카오가 자사 광고 링크를 ‘신뢰할 수 없는 페이지’로 표시해 노출을 제한했다며, 7월 중순 카카오를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토스 측은 “카카오가 경쟁사 광고를 의도적으로 차단했다”고 주장했고, 카카오는 “스팸 신고 누적에 따른 자동 조치”라고 반박했다. 이 사건은 국내 플랫폼 간 첫 형사 고소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결국 두 회사의 갈등은 광고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싸움으로 압축된다. 카카오는 메신저 네트워크를 통한 광고 노출 확대를, 토스는 금융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광고를 무기로 내세운다.

양사가 광고·콘텐츠·결제·커머스 등 모든 영역에서 겹치면서, 한국 플랫폼 산업의 독점 구조가 재편될 분수령에 다다랐다.

ICT업계 관계자는 “토스는 속도와 혁신으로 승부하지만, 카카오는 네트워크와 이용자 습관에 기반한 견고한 생태계를 갖고 있다”며 “결국 어느 한쪽이 완전한 승자가 되기보다는, 양쪽 모두 구조적 피로감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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