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N뉴스 = 이다정 기자] ‘트롯 키친 달리는 디너쇼’가 첫 회부터 음식과 음악을 매개로 평범한 이웃의 특별한 인생을 조명하며 따뜻한 유랑의 시작을 알렸다. 정성껏 차린 밥상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됐고, 그 자리에서 꺼낸 오랜 꿈은 실제 무대로 이어졌다.
5일 첫 방송된 TV CHOSUN ‘트롯 키친 달리는 디너쇼’(제작 티엠이그룹, 연출 문태주, 이하 ‘트키쇼’)는 충남 청양을 찾아 첫 번째 손님들을 맞았다. 이수근과 안성훈, 김용빈을 비롯해 ‘흑백 요리사’ 출신 윤나라와 임태훈이 함께했고, 나상도와 남승민도 일일 알바생으로 힘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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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롯 키친 달리는 디너쇼'가 성공적 첫 방송을 했다. [사진=TV CHOSUN] |
첫 방송의 감정이 절정에 이른 순간은 115년 역사의 양조장을 이어가고 있는 권순오 씨가 자신의 꿈을 털어놓으면서 찾아왔다.
아버지와 막걸리를 만들고 있는 권순오 씨는 대학에서 배운 전공을 살리는 대신 가업을 선택했다. 그러나 어린 시절 품었던 가수의 꿈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꿈을 뒤로 미뤘던 그는 노래에 대한 열정을 계속 간직했고, 최근에는 ‘미스터트롯4’에도 지원했다고 고백했다.
그의 사연은 오랜 시간 가수의 길을 걸어온 출연진에게도 남다르게 다가왔다. 안성훈은 실제 오디션 경험을 토대로 한 곡만 준비하기보다 다음 라운드까지 대비할 수 있는 여러 개의 필살기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상도 역시 자신의 인생과 맞닿은 곡을 선택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년 넘게 활동해온 김용빈은 긴 시간 동안 겪었던 자신의 부침을 떠올렸다. 처음부터 순탄하게 성공한 것이 아니었고 여러 굴곡을 지나왔다고 밝힌 그는 그 모든 경험이 결국 노래를 표현하는 힘이 될 수 있다며 권순오 씨의 도전을 북돋웠다.
꿈을 향해 다시 한번 나아가려는 자신에게 꼭 필요했던 말을 들은 권순오 씨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항상 듣고 싶었던 말”이라는 그의 고백은 아들의 꿈을 곁에서 지켜본 아버지의 모습과 맞물리며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출연진은 응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수근은 희망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대를 내어주겠다는 뜻을 밝히며 권순오 씨에게 노래할 기회를 마련했다.
생애 첫 공식 무대에 선 권순오 씨는 ‘울엄마’를 선곡해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안성훈은 노래가 끝난 뒤 타고난 목소리를 칭찬하며 지금이라도 트로트를 시작한 것을 반겼다. 김용빈도 꼭 필요한 인재라고 응원하면서 ‘미스터트롯4’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희망했다.
한 사람의 숨겨둔 꿈을 꺼내 실제 공연까지 연결한 이 장면은 ‘트키쇼’가 어떤 프로그램인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출연진이 전국을 돌며 음식을 차려주는 데 머물지 않고, 식탁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을 듣고 음악을 통해 또 다른 추억을 선물한다는 점에서다.
청양에서 만난 사연의 주인공은 권순오 씨 가족만이 아니었다. ‘낭만 닥터’로 초대된 청양군 보건의료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김상경과 한의사 김진욱은 지역 주민을 위해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두 사람의 봉사와 책임감이 전해지면서 출연진 역시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
또 다른 손님 ‘고추빵 삼총사’는 청양에서 삶의 방향을 새롭게 정한 청년들이었다. 처음에는 한 달 살기를 위해 지역을 찾았지만 이후 정착을 결정했고, 청양고추를 활용한 먹거리를 개발하며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도전을 넘어 더 많은 청년이 지역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찾고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소망도 전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세 팀을 위한 음식은 청양에서 직접 구한 재료로 준비됐다. 멤버들은 손님맞이에 앞서 지역 고추 농가를 방문했다. 김용빈은 처음 경험하는 고추 수확에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고, 일하는 중간에는 농장 주인이 좋아하는 ‘바램’을 다 함께 부르며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청양의 매운맛을 온몸으로 확인한 사람은 안성훈이었다. 고추 먹기를 걸고 벌인 가위바위보에서 패한 안성훈은 청양고추를 입에 넣은 뒤 “눈물 나”라고 외치며 급하게 물을 찾았고, 이를 지켜보던 멤버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수확한 식재료가 주방에 도착하면서 윤나라와 임태훈의 본격적인 활약도 시작됐다. 윤나라는 직접 담근 찹쌀고추장에 구기자 육수 등을 더해 고추장 짜글이를 만들고 수육과 겉절이까지 준비했다. 임태훈은 청양 건고추와 구기자를 이용한 고기튀김을 선보여 지역 특산물을 색다른 메뉴로 변신시켰다.
셰프들의 능숙한 손놀림과 달리 주방 보조를 자처한 가수들의 요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김용빈은 대파김치를 맡아 완성도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지만 이수근과 안성훈이 맛을 본 뒤 동시에 짜다는 반응을 내놓으면서 예상 밖의 위기를 맞았다.
김용빈은 자신의 김치가 짜지 않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이수근이 “너 몸에 문제 있는 거야”라고 받아치면서 폭소가 터졌고, 결국 윤나라가 손을 보태며 대파김치 사태를 정리했다.
첫 촬영 현장의 가장 큰 변수는 날씨였다. 이날 청양에는 새벽부터 많은 비가 내렸고 야외에 설치된 주방까지 비바람이 몰아쳤다. 그러나 이수근은 “다른 프로그램은 비가 오면 안 좋은데 우리는 호재다. 비 오는 날 음식과 노래가 좋지”라고 말하며 악천후마저 프로그램의 분위기로 받아들였다.
청양으로 이동할 때부터 멤버들은 ‘쌈바의 여인’을 합창하며 차 안을 들썩이게 했고, 현장에 도착한 뒤에도 비 때문에 흥을 잃지 않았다. 예상 밖 상황에 대응하는 출연진의 호흡 역시 첫 방송의 재미를 더했다.
손님맞이를 앞두고 일손이 부족해지자 나상도와 남승민도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부르며 깜짝 등장한 뒤 곧바로 준비 작업에 투입됐다. 지원군까지 가세하면서 멤버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첫 식탁을 차릴 수 있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사가 끝난 뒤에는 ‘트키쇼’의 또 다른 축인 라이브 공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용빈이 ‘금수저’로 첫 무대를 장식했고, 안성훈은 ‘사나이 가슴에 비가 내리네’를 열창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나상도와 남승민은 ‘밤열차’로 흥을 끌어올렸다. 음식을 나누던 공간이 그대로 공연장이 되면서 출연진과 사연자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교감했다.
특히 프로 가수들의 무대 사이에 권순오 씨의 공연이 더해지면서 이날 디너쇼의 의미는 더욱 특별해졌다. 유명 가수의 노래를 보여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초대된 주민이 직접 자신의 꿈을 펼치는 자리까지 마련됐기 때문이다.
첫 회에서 ‘트키쇼’는 출연진이 각자의 전문성을 활용하면서도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수근은 돌발 상황과 현장 분위기를 책임졌고 윤나라와 임태훈은 지역 재료를 활용한 음식으로 중심을 잡았다. 안성훈과 김용빈은 요리 보조와 예능감을 오가는 동시에 라이브와 인생 경험을 통해 사연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청양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의료 현장을 지키는 두 의사,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든 청년들, 115년 가업을 이어가면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부자의 삶이 음식과 음악을 통해 하나의 디너쇼 안에서 펼쳐졌다.
먹거리를 찾아 직접 발로 뛰고, 셰프가 그 재료로 한 상을 만들고, 식탁에서는 삶을 나눈 뒤 마지막에는 트로트로 응원을 전하는 구성은 ‘트키쇼’만의 차별화된 재미를 드러냈다.
첫날부터 폭우라는 변수와 마주했지만 청양의 맛을 담은 요리, 출연진의 유쾌한 호흡, 주민들의 진심 어린 사연과 라이브 공연까지 다채롭게 풀어내며 첫 여정을 마무리한 ‘트키쇼’. 앞으로 전국 팔도를 누비며 어떤 사연과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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