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윤대헌 기자] LG생활건강은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순도 100%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원료로 한 친환경 화장품 용기를 제품에 적용한다고 17일 밝혔다.
페트병을 일부 재활용한 화학적 재활용 패트(CR-PET)는 현재 생수 용기 등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100%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활용해 만든 용기에 화장품을 담아 판매하는 것은 LG생활건강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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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젤 아쿠아 수분 진정 크림’. [사진=LG생활건강] |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폐비닐이나 복합 재질 등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폐기물을 무산소 상태에서 300~500도의 고열로 가열해 만든 기름이다. 플라스틱 원료를 일반 원유에서 열분해유로 대체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2배가량 줄어들게 된다.
그동안 폐플라스틱 열분해유에 포함된 염소 등 불순물 문제로 친환경 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공정이 개발되고, 최근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석유화학 공정에 열분해유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열분해유를 활용한 플라스틱 제조의 길이 열렸다.
특히 열분해유 정제 및 플라스틱 제조 공정에서는 글로벌 친환경 소재 인증인 ‘ISCC PLUS’를 획득해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성 모두 입증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 14일 현대케미칼, 롯데케미칼과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현대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기존 정유 공정의 원료로 도입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제조하고, 롯데케미칼은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제조 및 최적화를 통해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제품군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LG생활건강은 해당 플라스틱을 납품받아 친환경 화장품 용기를 양산할 계획이다.
열분해유 플라스틱으로 만든 첫 용기는 LG생활건강의 클린뷰티 브랜드 비욘드의 히트상품인 ‘엔젤 아쿠아 수분 진정 크림’과 ‘엔젤 아쿠아 보습 장벽 크림’ 2종에 적용된다. 또 내년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양산될 예정으로, 열분해유로 만든 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용기 제품 수를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ESG 관계자는 “ESG 선도기업으로서 LG생활건강은 더 많은 친환경 소재 개발과 확보에 주력하겠다”며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저탄소 경영 환경을 조성하고, 실제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코카콜라, 씨그램 등 16개 음료수 품목 포장에 ‘무라벨’ 패트병을 적용, 석유 기반 소재 사용량을 71톤 저감했다. 또 종이 소재를 활용해 기존 정품 플라스틱 용기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75% 감축한 ‘비욘드 리필용 파우치’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외 올해 5월에는 WWF(세계자연기금) 코리아와 함께 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감축시키는 기업의 자발적 선언인 ‘PACT’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오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20%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LG생활건강은 플라스틱 원료 도입과 용기 생산, 폐기, 재활용에 이르는 완전한 플라스틱 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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