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삼성·한화·현대차, 영남에 300조 투자양해각서(MOU)...AI·제조·우주 거점 육성 비전

박정수 기자 / 기사승인 : 2026-07-03 16: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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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AI 인프라'·삼성 '제조 AI'·한화 '우주항공'·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정부의 인프라 규제 개선 및 패키지 지원 병행...구체적 실행력 확보가 관건

[HBN뉴스 = 박정수 기자] SK·삼성·한화·현대차그룹이 영남권에 총 약 300조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제조 AI, 우주항공, 미래 모빌리티 산업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공식 명칭은 영남권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다. 정부도 남해안 우주항공 산업벨트 조성과 패키지 지원을 예고하면서 영남권 첨단산업 육성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왼쪽부터 전재수 부산시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이 대통령,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문혁수 LG이노텍 사장,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3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주요 대기업들은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첨단산업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AI 데이터센터, 제조 AI, 로봇, 전고체 배터리, 우주항공, 국방 AI, 미래 모빌리티 등 미래 산업 전반을 포괄한다.

SK는 영남권을 아시아 최대 AI 인프라 허브 조성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울산을 첫 GW급 AI 데이터센터 사업지로 정하고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100MW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한다. 이후 울산에 900MW를 추가하고, 영남권 내 다른 지역에도 1GW 이상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SK는 이를 위해 외자 유치를 포함해 약 140조원을 투입한다. 중장기적으로는 2029년부터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전국적으로 15GW 규모까지 AI 인프라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반도체, 에너지 솔루션,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결합해 AI 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영남권을 제조 AI와 로봇 중심의 첨단 제조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약 60조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와 삼성SDS는 구미에 19조원을 투입해 휴머노이드 양산 체계와 제조 AX 전환 기반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기존 제조 공장을 AI와 로봇이 결합된 생산 거점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울산에 16조원을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양산 기반을 구축한다. 삼성전기는 부산에 15조원을 투입해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과 적층세라믹콘덴서 생산 역량을 강화한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에서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양 인프라 분야에 10조원을 투자한다.

한화는 2040년까지 우주항공과 AI 산업에 총 55조원을 투자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독자 발사체 개발과 시험시설 구축 등에 약 23조원을 투입하고, 한화시스템은 초저궤도 SAR 위성과 우주 AI 데이터센터,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에 약 20조원을 투자한다.

한화는 창원을 중심으로 국방 AI 데이터센터도 구축한다. 2030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입해 우주와 지상, 해상, 공중에서 수집한 정보를 통합 분석하는 폐쇄형 고보안 데이터센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방 AI 모델 개발에도 2040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입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10년간 영남권에 총 42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울산공장을 미래 모빌리티 산업 핵심 기지로 전환하고, AI 기반 고도 자율주행차 제조 허브와 핵심 부품 클러스터,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오는 4분기 가동 예정인 전기차 공장을 포함해 최첨단 자동화·통합 생산 체계를 갖춘 AI 기반 미래차 생산 거점으로 전환된다. 울산 수소연료전지공장은 수소 모빌리티와 청정에너지 산업 확대를 뒷받침하는 전략적 생산기지 역할을 맡는다.

부품 공급망 투자도 병행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현대모비스 배터리 시스템 조립라인을 울산에, 현대모비스 모터·제어기 생산라인을 대구에, 현대위아 전기차용 열관리시스템 생산라인을 경남 창원에 각각 신설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영남권을 제조 특화 AI 기반 지능형 공장의 실증·확산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생산 설비와 물류, 품질 관리 등 공장 전반에 AI를 적용해 제조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항공·우주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힌다. 미국 항공 모빌리티 전문 법인 슈퍼널을 통해 전동화 파워트레인 기반 차세대 기체를 영남권에서 병행 개발하고, 우주 발사체 엔진과 달 탐사 전용 로버 등 우주 산업 핵심 기술의 국산화도 추진한다.

이번 투자 계획은 정부가 추진하는 권역별 첨단산업 육성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민보고회에서 영남권을 “대한민국 제조업 1위 거점”으로 언급하며, 제조 기반 위에 피지컬 AI와 우주항공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영남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제조업 1위 거점이자 글로벌 첨단 제조업 거점으로 도약할 잠재력을 가졌다"며 "이 탄탄한 기반 위에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더해진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승자독식의 초경쟁 세계질서 속에서 진짜 승부처는 과포화된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있다"며 "지방 중심의 국토 공간 대전환을 위한 비전과 정책 방향을 구체화해 '5극 3특 성장엔진'을 신속히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3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이런 '우주항공산업 육성전략'과 관련 "위성 수백기로 구축되는 한국형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2035년까지 완성하고 달 착륙 시점도 2030년으로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규모 투자 계획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전력망 확충, 부지 확보, 전문 인력 양성, 규제 개선 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각 그룹도 지역 대학과의 산학협력, 특화단지 지정, 정부 사업 확대, 인허가 신속 처리 등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이날 투자계획의 실현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재계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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