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김성욱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또 다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 등으로 외국인이 연일 매도세를 보인 탓이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마저 위축되고 있다.
12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3.64%(2000원) 하락한 5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5만5000원에 마감하며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운 이후 하루 만에 신저가를 기록했고, 지난 7월11일 52주 최고가(8만8800)보다 무려 40%가 하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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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
삼성전자 주가가 5만300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22년 9월30일 장중 5만1800원을 기록한 이후 약 2년2개월 만이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주가 하락은 인공지능(AI)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 뒤처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AI 시장 선두인 엔비디아에 HBM 납품이 지연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미국 반도체지원법(칩스법) 폐기와 미국 반도체 관세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반도체 기업 전반에 대해 불확실성을 키웠다.
조 바이든 정부가 시행한 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한 반도체 기업에 생산보조금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보조금 지원을 약속받고 현재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만큼 칩스법이 폐기되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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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삼성전자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 증권] |
결국 삼성전자가 주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HBM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필요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은 지난 9월3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3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9월28·29일 이틀간 순매수를 보였지만, 지난달 30일부터 11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4조5067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7월11일 56.55%에서 52.22%로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0.96배까지 떨어졌다. PBR 1배 이하는 기업가치가 기업 청산가치보다 떨어진다는 의미로, 코로나19 확산 시기와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 1등 DNA를 가지고 있고,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낸드에서 경쟁력은 여전히 확인되고 있다”며 “향후 체질 개선을 통해 HBM과 파운드리에서 경쟁력이 복원된다면 실적과 주가 모두 레벨업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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