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in] 건보공단, 민감 정보 유출 의혹,… 공공기관 국민 정보관리 신뢰 시험대

이정우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7 16: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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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건보공단 직원 통해 받았다” 진술…내부 조사 여부는 불분명
-의료정보·자금거래 내역 포함 가능성 제기…개인정보 보호 체계 점검 요구 커져

[HBN뉴스 = 이정우 기자]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의료 정보를 종합 관리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을 둘러싼 내부 문건 유출 의혹이 확산되면서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와 중립성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의료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의 A병원 B병원장은 최근 임기 만료를 약 한 달 앞둔 지난 24일 돌연 퇴임식을 갖고 자리에서 물러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정기석 전 이사장 등 관계자들을 상대로 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국민건강관리공단

 

 소송의 당사자인 원고 측은 건보 공단이 행정 조사를 거쳐 작성한 수사 의뢰서와 첨부 자료가 언론사와 시민 단체에 전달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자료에는 단순 수사 의뢰서 뿐 아니라 병원 간 자금 거래 내역을 비롯해 의료 장비 관련 자료 등 외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문제와 관련해 수사 의뢰 된 사건은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고 시민단체의 기자회견과 시위가 이어지면서 병원 운영과 명예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 원고 측 주장 속 건보공단 내부 문건으로 추정되는 자료가 외부에서 노출된 정황도 제기됐다.

 

한 방송사는 지난해 “건보공단 내부 문건을 단독 입수했다”며 관련 의혹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후 민사소송 과정에서 법원의 문서 제출 명령에 따라 확보한 수사 의뢰서 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 측은 방송 보도 내용과 실제 수사 의뢰서 를 비교한 결과 문건에 기재된 구체적인 수치와 내용이 사실상 동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여기에 시민 단체 관계자들의 법정 진술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해당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과 시위를 벌였던 시민단체 관계자는 법정에서 “수사의뢰서를 기자회견 이전에 건보공단 직원으로부터 제보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법원 제출 서면에서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은 “방송사와 시민단체가 확보한 자료가 숫자와 문구까지 동일한 수준”이라며 “재구성 자료가 아니라 공단 내부 문건 자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건보공단 측은 일관되게 유출 사실에 대해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어 취재진의 질문에 “관련 부서의 설명을 토대로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질의 내용을 해당 부서에 전달했고, 그 부서가 전달한 답변 내용을 다시 전달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민신문고 답변과 이번 공식 입장이 같은 의미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은 건보공단이 실제로 별도의 내부 감사나 접근기록 조사 등을 실시했는지 여부다. 만약 건보공단 측의 주장대로 내부의 자료를 외부에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법정과 준비서면에서 밝힌 자료 입수 경위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건보공단 측 주장의 반대로 시민단체 측 설명이 사실이라면 공단 내부 문서 관리 체계에는 심각한 허점이 존재했다는 의미로 결국 이번 사안은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객관적 기록을 통해 확인 가능한 사실을 왜 아직까지 명확히 검증하지 못하고 있느냐의 문제라는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문서 열람·출력·다운로드 기록만 확보되더라도 상당 부분 사실관계 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개인정보 보호 관점에서도 사안의 중대성이 적지 않다는 조언이다.

 

아울러 쿠팡, 티빙, 일부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을 비롯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개인정보 유출로 수천억원의 벌금은 기업의 존재마저 흔들리는 큰 사건으로 다뤄지는 지금, 개인정보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의 진료기록, 건강검진 정보, 보험급여 정보 등 대한국민 국민 대다수의 정보를 관리하고 있는 기관의 자료가 재판과정에서 공개가 된 자료가 적법한 절차 없이 외부에 전달됐다면 단순한 내부 문서 유출을 넘어 개인정보보호법과 공공기관의 정보보호 체계 전반에 대한 심각한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조사와 피해 확산 방지 조치를 해야 하며, 유출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접근기록 점검과 내부 감사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 의료계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의료 관계자는 “공단의 병원 실태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는 일반 개인정보 자료보다 더 민감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며 “방송사와 시민단체, 법정 진술 등 다양한 정황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내부 유출 여부와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철저한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진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건보공단 측 입장은 “유출 사실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원고 측은 방송 보도 내용, 법원 제출 자료,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근거로 유출 정황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문건이 외부에 존재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해당 자료가 어떤 경로를 통해 외부로 전달됐는지, 관련 문서의 열람·출력·다운로드 기록에 대한 구체적 점검이 실제 이뤄졌는지, 아울러 건보공단 측이 공공기관으로서 적절한 내부 통제와 조사의 의무를 다 했는지에 의료계는 물론 법조계에서도 이번 사안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혹여 국민 건강정보를 관리하는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는 철저한 정보보호 체계 위에서만 유지될 수 있다는 국민적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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