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최근 미세먼지와 황사, 환절기 감기 등으로 기침이 수주에서 수개월간 이어지는 환자가 늘고 있다. 단순 감기라고 넘기기 쉽지만, 8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기침은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문지용 교수(사진)는 “기침이 8주 이상 계속된다면 단순 감염이 아닌 천식, 위식도역류질환, 상기도기침증후군 등 다양한 원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며 “특히 숨이 차거나 피가 섞인 가래, 호흡곤란, 발열, 목소리 변화, 체중 감소 등 경고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교수에 따르면, 만성기침의 대표적 원인인 기침형 천식은 새벽이나 운동 후 증상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산이 식도와 인후두를 자극해 기침을 유발하며, 상기도기침증후군(후비루증후군)은 비염·부비동염 등 상기도 질환에서 분비물이 인두 뒤로 흘러가며 기침을 일으킨다. 이 외에도 혈압약(특히 ACE 억제제), 흡연, 간질성폐질환, 기관지확장증, 폐암, 폐결핵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특히 고령자나 흡연자의 경우 폐암이나 폐결핵 등 중증 질환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진단이 필요하다. 문 교수는 “경고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단순 약 처방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흉부 X선, 폐기능 검사, 필요시 CT 촬영이나 기관지내시경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침 치료는 단순히 증상 억제에 그치지 않는다. 문 교수는 “기침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며 “예를 들어 기침형 천식은 흡입형 스테로이드와 기관지 확장제를, 위식도역류질환은 식이조절과 위산 억제제를, 상기도기침증후군은 항히스타민제와 비강 세척 등을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만성기침을 예방하려면 평소 호흡기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금연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며, 미세먼지와 황사가 많은 날은 외출을 자제하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실내 공기질을 위해 주기적 환기와 공기청정기 사용,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균형 잡힌 식사,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문 교수는 “기침은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라며 “단순 감기라고 방심하지 말고, 증상이 계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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