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기술 격차 뚜렷...점유율 62%로 1위 유지
[HBN뉴스 = 이동훈 기자]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을 둘러싼 글로벌 반도체 각축전이 심화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독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중 갈등 등 대외 변수에도 선행 투자와 기술 리더십을 앞세운 시장 우위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RAM과 낸드 중심이던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무게 중심이 고대역폭 메모리(HBM)로 이동하고 있다.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기업들이 요구하는 초고속·저전력 메모리의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 HBM이며, AI 서버와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성장과 맞물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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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
HBM은 메모리를 수직으로 적층하고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였지만, 생산 장비, 패키징, 발열 관리 등 다양한 공정 역량을 요구해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이로 인해 기존 선도 기업들의 시장 지위가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IT 전문 매체 톰스하드웨어는 2030년까지 글로벌 HBM 시장 매출이 약 980억 달러(약 132조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성장 국면 속에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약 62%(올 2분기 기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로 1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마이크론 등 경쟁사는 양산 효율과 주요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SK하이닉스는 HBM3E 양산 성공과 HBM4 준비 완료 등에서 앞서가고 있으며 주문은 예약 매진 수준이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RAM과 eSSD 등 전통 메모리 수요 회복에 힘입어 HBM 단일 품목 의존도를 낮추는 실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KB증권은 2026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4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등 2024년부터 시작된 실적 개선 추세가 3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관세 강화와 수출 규제는 잠재적 변수로 작용한다. 미국은 기술 안보 명분으로 중국의 반도체 접근을 제한하며,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을 겨냥한 무역 장벽 강화도 진행 중이다. 이는 SK하이닉스의 단기 영업 환경에 일부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미국 GPU 기업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클라우드 기업까지 다양하게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고, 미국 내 R&D 및 패키징 시설 확충 검토도 진행 중이다.
핵심 공정에서의 기술 격차가 크다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어서 정책적 변수보다는 기술력과 생산 효율이 시장을 결정할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특정 지역 수요 위축, 경쟁사의 기술 추격 가속화 등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현재 글로벌 메모리 시장 판세는 SK하이닉스에 대체로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HBM 분야에서 선행 투자와 기술 경쟁력을 통해 시장 우위를 확보했다”며 “글로벌 수요 확대와 기술 경쟁력 유지에 기반해 단기간 내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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